고 정몽헌 전 회장 20주기 계기, 가족과 동행 희망
정부 ‘승인 가닥’ 관측…북 전향적 태도 보일지 주목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8월 4일인 고 정몽헌 전 회장 20주기를 맞아 금강산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통일부는 이날 “현대아산측이 27일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 계기 추모행사를 위한 금강산 지역 방북을 타진하기 위해 북한주민 접촉신고를 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해 통일부는 절차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가족과 함께 방북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현 회장의 방북이 성사되면 2018년 11월 ‘금강산 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 참석을 위해 금강산을 방문한 이후 5년 만의 금강산 방문이다. 

무엇보다 현 회장이 이번에 방북하게 되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방북하는 첫 남측 인사가 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3년여간 굳게 닫혀있던 북한 국경을 넘는 첫 남측 사례가 된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2014년 금강산에서 진행된 고 정몽헌 회장 추모식에서 참배하고 있다./사진=현대그룹 제공

우리정부의 접촉 승인이 난 뒤에도 북측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야 실질적인 방북 절차가 진행된다. 정부는 승인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예단하기 어렵다. 북한은 지난 4월부터 남북 간 연락채널도 차단한 상태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부터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을 무단으로 철거하고 있으므로 금강산에서 남측 행사가 열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어 현 회장의 방북을 거부할 가능성이 다. 

하지만 현 회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4차례 독대하는 등 북한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특수성을 고려할 때 북측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북한이 현 회장의 방북을 승인하지 않으면서도 국제팩스 등을 통해 정중히 방북을 수용하지 못하는 의사를 담아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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