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경쟁력부터 마케팅 활동 등 시장점유율 확보위한 경쟁
시장 안착 위해 보험 등재·오리지널 상호교환 인증 필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성분명: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경쟁에 들어갔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각각 미국시장에 신제품을 출시하고 시장공략에 나선다. 두 기업은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약 24조 원에 달하는 미국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에 돌입하고, 나아가 글로벌 제약사들과도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 (왼쪽부터)셀트리온헬스케어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 /사진=각 사 제공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지난 2일(현지시간)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성분명:아달리무맙)'를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유플라이마의 오리지널 제품인 휴미라는 지난해 약 212억3700만 달러(약 27조44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미국에서만 87%가 넘는 약 186억1900만 달러(약 24조595억 원)를 달성했다. 

유플라이마는 미국에서 류마티스 관절염(RA), 크론병(CD), 궤양성 대장염(UC) 등 총 8개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확보했으며, 오토인젝터(자동 주입기) 및 프리필드시린지(사전 충전형 주사기)의 두 가지 타입으로 출시됐다. 

이에 하루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미국에서 파트너사 오가논을 통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SB5)'을 출시했다

하드리마는 저농도(50 mg/mL)와 고농도(100 mg/mL) 두 가지 제형으로 포장 단위 당 2개로 구성돼 있다. '사전 충전 펜(PFP)'과 '사전 충전 주사기(PFS)' 형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9년과 2022년 각각 저농도와 고농도 하드리마의 미국 판매 허가를 획득했으며, 유럽(제품명 임랄디)에서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현재까지 환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번 미국시장은 파트너사인 오가논이 판매를 맡는다. 오가논은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 하드리마 공급을 받아 지난 1일부터 현지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하드리마 등 SB5 출시국은 전세계 24개 국에 달한다.


◇국내 제품, 시장 안착 위해 보험 등재·오리지널 상호교환 인증 필요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이피스와 함께 총 10개 기업이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거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중에는 암젠과 화이자, 베링거인겔하임 등 빅 바이오파마도 포함돼있다. 

휴미라가 아직 시장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서 새롭게 출시한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우수성보다 접근성이 시장확보에 더 중요하다. 더욱이 제품 자체의 성능이 향상된 바이오베터(신규 기술을 더해 편의성 및 치료 효과를 개선한 바이오의약품)와 달리 바이오시밀러는 접근성 향상 방법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런 제한 속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등재와 대체 가능성 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국내와 달리 미국의 경우 정부에서 운영하는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제외하면, 사보험이 주도한다. 사보험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발생하려면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의 급여 의약품 목록에 등재돼야 한다. 

PBM은 국내 미국 의약품 유통에서 중간 역할을 하는 민간 기업으로 급여 의약품 목록 등재는 해당 의약품의 약가와 급여 한도 등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이에 사보험 위주의 미국시장에서 PBM에 등재되지 않으면 매출 규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측은 PBM과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인구의 40%를 커버하는 보험 시장에 등재되는 것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목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하드리마 미국 내 유통사인 오가논에서 PBM 등재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시밀러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다른 방법은 오리지널의약품인 휴미라를 바이오시밀러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유럽 규제기관과는 다르게, 별도 임상을 통해 상호교환가능한 바이오시밀러(IC)를 입증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IC를 획득하지 못한 바이오시밀러는 신규 환자 처방만 가능하다. 

기존에 휴미라를 처방받던 환자가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재처방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IC를 획득한 바이오시밀러는 아달리무맙을 처방받았던 모든 환자에게 별도의 절차 없이 처방이 가능하다. 즉, 기존에 휴미라를 처방받고 있던 환자들이 잠정적 고객이 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 또한 IC 획득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는 IC 임상을 지난 5월 완료했으며 현재 데이터 수집 및 분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또한 2024년 말 허가를 목표로 미국과 유럽에서 IC 확보를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