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독일이 그리스에 대해 최소한 5년 동안 한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할 것(그렉시트)을 요구했다는 독일 언론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보도에 인용된 독일 재무부 문건은 '플랜 B' 정도로 검토된 실무 보고서로서 독일처럼 그리스에 강경한 국가들 사이에서만 회람됐던 것이라는 다른 언론의 추가 확인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11일(현지시간) 일요판 기사에서 독일 재무부 자료에는 그리스 위기 해법으로 두 가지 방안이 기술돼 있다며 '한시 그렉시트' 이슈를 보도했다.

재무부 문건에 담긴 첫번째 방안은 그리스가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개혁안을 더 빠르고 광범위하게 이행하며, 신탁펀드를 통해 500억 유로(약 62조8000억원) 규모의 국유자산을 팔아서 빚을 줄인다는 내용이라고 FAZ는 전했다.

두번째 방안은 그리스가 적어도 5년간 유로존에서 탈퇴하고 채무 구조조정을 하는 게 요지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다만, 이 경우 그리스에 유럽연합(EU) 회원국 자격을 유지하게끔 하고 성장을 위한 투자와 인도주의적, 기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재무부 문건은 그리스가 제안한 개혁안에 대해 "국가를 현대(근대)화하고 장기적으로 경제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기 위한 핵심적 개혁분야가 결여돼 있다"고 평가하고 "따라서 그리스의 제안은 전면적으로 새로운 유럽안정화기구(ESM)의 3개년 구제금융 지원프로그램 논의를 위한 기반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AFP 통신은 문서를 봤다는 유로존 소식통을 인용해 독일이 5년간 그렉시트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지만 이 보고서는 내부 보고서로서 이날 배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FAZ도 온라인판 기사의 부제를 통해 해당 문서가 마치 이날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 제출된 것처럼 이해되게끔 묘사했으나, 본문에선 일요판이 인용한 재무부 자료를 소개하는 형식을 취했다.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해당 문건은 과거에 실무 단위에서 '플랜 B'로 검토됐던 것이라면서 역시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회의) 이전에 독일과 같은 생각을 가진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 회람된 것이라고 부연하고 이들 국가들에는 익숙한 내용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리스 정부 역시, 즉각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렉시트 가능성을 누구도 제기하지 않았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또 쇼이블레 장관이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의 한시적 유로존 탈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그리스 정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