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 상반기 건설업 정기평가 결과 발표
"분양경기 회복 여전히 더딘 수준…실적 따른 현금흐름 모니터링"
"PF 우발채무 위험 축소 시간 소요…미착공사업장 과반 불안요소"
[미디어펜=김준희 기자]건설업황이 일부 지표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시밭길을 걷는 가운데 하반기 건설업계 신용도는 ‘분양실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좌우할 것으로 전망됐다.

   
▲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상반기 건설업 정기평가를 통해 하반기 건설업 전망 및 모니터링 포인트로 '분양실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을 꼽았다.


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상반기 건설업 정기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양 사는 하반기 건설업 전망 및 모니터링 포인트로 모두 ‘분양실적’을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물량은 지난 2021년 12월 1만8000가구, 지난해 12월 6만8000가구, 지난 2월 7만5000가구로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지난 1월 이후 기준금리 상승세가 멈추면서 최근 미분양물량은 축소되는 추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미분양물량 감소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대비 4월 말 미분양물량 증감률은 수도권 –7.4%, 지방 –5.0%다. 올해 1분기 초기 분양률도 수도권은 약 77%를 기록한 반면 지방은 50%를 하회했다.

일부 지표에서 개선세를 띄고 있지만 본격적인 분양경기 회복을 예상하기는 이르다는 게 신평사 측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 매매가격 및 거래량은 하락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크게 낮은 수준이며 분양실적 개선 또한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정되고 있다”며 “건설사 수주잔고 및 예정사업장, PF 보증 등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방 시장은 주택 수급 및 분양여건에 있어 여전히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분양실적이 저조한 주택현장들을 다수 보유해 현금흐름 및 재무안정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를 중심으로 하반기 신용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분양실적에 따른 공사비 회수 여부로 인한 현금흐름 및 재무안정성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까지는 전국 평균 분양률이 80%를 상회하고 전국 미분양물량도 약 4만2000가구로 미분양 부담이 제한적인 수준이었으나 이후 지방에서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하면서 전국 평균 분양률이 60%를 밑돌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중 분양실적이 저조한 주택현장들이 올해 이후 본격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건설회사들의 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방지역을 위주로 공사를 진행하는 건설회사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현금흐름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PF 우발채무 또한 여전히 건설사들의 신용도를 좌우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다. 한국신용평가는 “주택개발사업 확대와 더불어 증가한 건설사들의 PF 보증 규모는 올해 들어서도 쉽게 줄어들지 못하고 있다”며 “분양경기 부진으로 브릿지PF의 본PF 전환, 착공 및 분양이 지연되면서 기존 우발채무를 해소하지 못하는 가운데 리파이낸싱 등 과정에서 시공사가 추가적인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사례도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PF 보증 중 상대적으로 위험수준이 높은 미착공사업장에 대한 금액이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잠재적 불안요소”라며 ‘주택 매매가격 하락과 더불어 공사원가 부담 및 고금리 기조로 신규 현장 수익성이 저하되고 금융시장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인해 기존 예정사업 본PF 전환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건설사 PF 위험이 실질적으로 축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원자재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공사원가 부담, 사고 및 규제 위험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대 등도 하반기 건설업 리스크로 꼽혔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주택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될 경우 현재 주로 시공능력 50위 밖의 건설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신용위험이 점차 상위 건설사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분양경기 부진 장기화 등으로 건설산업 전반에 신용도 하향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업체별 분양위험 통제 여부와 사업 및 재무적 역량 수준이 향후 신용도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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