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사태, 희대의 선동 사례로 자리매김…尹정부, '학습효과'로 다른 대처
IAEA·미·일·尹정부 vs 중·야당, 글로벌 이슈로 확전…전문가들 제목소리 냈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IAEA·일본·미국측 용어: 처리수)의 바다 방류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발표했지만, 국내에서 관련 정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 입장은 확인한 결과 그대로다. 정부는 7일 오전 일본 후쿠시마 처리수의 방류에 대해 "IAEA 등 국제기준에 부합함을 확인했다"며 "방류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전 안전에 대해 전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높고 권위있는 기구인 IAEA 또한 지난 4일 낸 최종 보고서에서 'The ALPS-Treated Water at the Fukushima Daiichi Nuclear Power Station'(후쿠시마 원전에서 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 과정을 거친 처리수)라고 정의내렸다. 이 처리수 방류가 문제 없다는 것이 IAEA의 결론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오염수의 악영향'을 거듭 부각시키면서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따로 있다. 이번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사례는 과거 2008년 광우병 공포를 조장했던 선동 사례와 유사하면서도 다르다는 것이다.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023년 7월 4일 일본 도쿄 총리실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최종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IAEA 제공


우선 사태 해결의 주체다. 과거 광우병 선동은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를 통해 이명박 정권에게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촉발되었다는 평가가 높다. 하지만 이번 후쿠시마 방류의 경우 그 주체가 일본 정부이며, 앞서 이와 관련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도 일본 영토와 거기 살았던 일본 국민들이라는 점이다.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에 따른 피해가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처리수가 태평양 해류 흐름에 따라 가장 먼저 도달하는 것은 북미 대륙이다. 일본이 처리수를 방류할 경우 미국에게 가장 먼저 도달할텐데, 미국은 이번 사태에서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광우병 선동과 후쿠시마 방류 사례가 다른 지점은 또 있다.

원전 안전과 관련해 국제적으로 가장 공신력있고 권위있는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가 앞장서서 안전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주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IAEA의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 안전성검증 모니터링TF는 IAEA 사무국 직원을 비롯해 한국,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호주, 프랑스, 영국, 아르헨티나, 베트남, 마셜제도 등 11개국 파견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ALPS(다핵종제거) 처리된 오염수(처리수) 시료의 교차검증을 위해 IAEA뿐 아니라 한국·미국·스위스·프랑스의 과학자·연구소가 참여했다.

더욱이 현재 구도는 IAEA·미국·일본·한국 정부 대 중국·한국 야당으로 대립하고 있다.

동북아에서 가장 뜨거운 글로벌 이슈로 확전된 셈이다. 이는 국내 소모적인 논쟁으로 들끓었던 광우병 사례와 다른 대목이다.

   
▲ IAEA의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최종 보고서 표지. /사진=IAEA 제공


마지막 차이는 바로 '학습효과'다. 과거 이명박 정부와 현 윤석열 정부가 가장 크게 다른 지점이다.

이번 후쿠시마 방류와 관련한 정치적 논쟁은 '비과학' 대 '과학'의 구도로 짜여졌고, '괴담 유포' 대 '수산업계의 경제적 피해'라는 프레임으로 커졌다.

2008년 당시 전문가들이 침묵했던 것과 달리, 이번 후쿠시마 사안에는 원전 전문가들이 대거 발벗고 나서서 대중의 편견을 풀고자 애썼다. 현재 국내에서는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를 반대하는 관련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

선동에 의존한 괴담의 끝은 허무하다는 걸 2008년 광우병 사례가 그대로 보여주었다. 현재 미국 소고기 먹지 않겠다는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보기 어렵다.

후쿠시마 방류도 마찬가지다. 의혹 제기는 거창했지만 그 끝은 초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과 숫자가,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