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그로시 면전서 "IAEA, 중립성 상실…日에 맞춤형 조사" 맹비난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처리수(IAEA·일본·미국 정부측 공식용어)의 해양 방류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4일 종합보고서를 내고 안전 기준에 부합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현재 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 곳은 중국 정부와 북한, 그리고 한국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이 더불어민주당은 9일 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만나 50여분간 모두발언을 통해 극렬하게 비판을 가했고, 이를 면전에서 듣던 그로시 사무총장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 중간중간 한숨을 내뱉었다.

민주당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대책위) 고문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을 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우원식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IAEA 입장은 일관되게 '오염수 해양방류 지지'였다"며 "주변국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미리 결론 내린 것은 '셀프 검증'이자 '일본 맞춤형' 조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IAEA의 오염수 해양방류 정당화는 주변에 있는 IAEA 회원국에 대한 명백한 권리 침해"라고 지적했다.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국제원자력기구 면담에 참석해 있다. 2023.7.9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이제 일본은 IAEA 보고서를 오염수 해양방류의 통행증처럼 여기고 수문을 열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그로시 사무총장의 전날 인터뷰 내용을 겨냥해 "그럴 정도로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면 물 부족 국가인 일본이 그 물을 국내 음용수로 마시든지 공업 농업 용수로 쓰라고 요구할 의사가 없는지 묻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또한 우 의원은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대한민국 국민은 오염수를 마실 생각도, 오염수에서 수영할 생각도 없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대책위의 대책위원장인 위성곤 의원 또한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IAEA는 그동안 지적된 일반안전지침 위반을 비롯해 오염수 해양방류가 정당한지, 최적의 대안인지 등은 검토하지 않고 일본 정부에 책임을 떠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IAEA는) 유엔해양법에 대해 검토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민주당)을 비롯해 우려를 제기하는 곳이 많아 그 우려를 듣고 답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민주당 초대에도 응해 면담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도출한 결론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재차 밝힌다"며 "기술적 역할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굉장히 충실하게 업무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IAEA는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이 제대로 잘 지켜지는지 완전히 검토하기 위해 수십년간 일본에 상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자신의 모두발언 후 민주당 측의 강한 비판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초반에 몇몇 발언을 메모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렸으나 이후에는 의자에 등을 대거나 안경을 벗고 중간중간 한숨을 내뱉는 등 힘든 기색을 내비추었다. 이날 모두발언은 55분간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