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한미 금리격차 2.0%포인트 확대될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 격차에도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진 데다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인상해 경기 위축을 부추기기보다는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며 물가와 경기, 환율 등을 좀 더 지켜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현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연 3.50% 수준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3.0%포인트 인상하다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이후 4월과 5월에도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 연속 4회 연 3.50%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게 된다.

시장에서 4회 연속 동결을 점치는 배경엔 하반기 경기 위축 우려와 최근 물가가 자리한다. 국내외 주요 경기전망 기관은 최근 글로벌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경기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점을 들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5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5%로 수정했다. 피치는 지난 3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2%로 0.7%포인트 낮췄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전망치(1.7%)보다 0.4%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목표치(2.0%)를 웃돌고 있지만 지난달 2.7%로 21개월 만에 2.0%대로 떨어지며 둔화세가 뚜렷한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이 실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로 점차 둔화했다.

다만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통화 긴축 기조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이며 거의 모든 위원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에 따르면 올해 말 목표 금리는 5.6%다. 이는 3월 전망치인 5.1%보다 0.5%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으로 시장에선 연준이 올해 하반기까지 0.25%포인트씩 두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연준은 이달 25~26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하면 양국간 금리차는 2.0%포인트까지 확대된다. 양국간 금리차가 확대될수록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가 커지는 만큼 한은도 향후 연준의 행보와 국내 물가, 경기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 인상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도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월 기준금리 동결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전원 모두 최종금리 수준을 연 3.75%로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물가상승률이 확실하게 2%에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까진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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