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최대어'…'올림픽대로' 위 '덮개 공원' 조성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서울의 '재건축 최대어'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가 50층 이상의 초고층, 1만 2000세대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탈바꿈한다.

'올림픽대로'로 차단된 한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보행교가 신설돼 성수동까지 걸어서 갈 수 있게 되고, 아파트 단지에서 한강변까지는 올림픽대로 위로 '덮개 공원'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으로,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신속 통합 기획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재건축 대상 단지는 '신현대'라는, 현대 9·11·12차 아파트와 대림빌라트(2구역), 현대 1∼7·10·13·14차(3구역), 현대 8차와 한양 3·4·6차(4구역), 한양 1·2차(5구역) 등이다.

준공된 지 40여 년이 넘은 압구정 아파트는 한강 중심부에 있음에도, 판상형의 획일적인 경관을 형성하는 데 그쳤다.

한강은 1950년대까지도 배를 띄우거나 수영이 가능했으나, 지난 1960년대 중반 개발이 시작된 이후 콘크리트로 덮이고 대형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주변 풍경이 황량해졌다.

서울시는 이번 신속통합기획안을 마련하면서, 한강의 매력과 가치를 살려 서울을 상징할 수 있는 대표 주거 단지로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특히 단지 차원을 넘어 '하나의 도시'로서 경관, 보행, 녹지, 교통체계 등이 일관성을 지닐 수 있도록 했다.

   
▲ 한강변 덮개시설 및 보행교/사진=서울시 제공


기획안에 따르면 압구정 2∼5구역(77만 3000㎡)은 50층 내외, 1만 1800세대 규모의 여가·문화 수변 거점 단지로 거듭난다.

부채꼴인 지형의 특징을 살려, 한강변 파노라마 경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경직된 높이 규제를 없앴다. 

최고 층수를 35층에서 50층 내외로 높였으며, 한강변에서 가장 가까운 동도 규제를 풀었다.

특히 창의적·혁신적 디자인이 반영되면 50층 이상까지 높이가 허용되며, 3구역 조합의 경우 최고 70층 초고층을 추진 중인데, 이를 실현할 길이 열렸다.

강남·북을 잇는 동호대교와 성수대교를 따라 광역 통경축(조망 확보 공간)을 만들고 서울숲, 응봉산, 달맞이봉 공원 등 주요 자원과 압구정의 보행 통경축을 연계, 입체적인 경관을 유도한다.

한강변 30m 구간은 '수변 특화 구간'으로 설정해 주민 공유 시설, 열린 공간, 조망 명소 등 특화 디자인을 적용, 도시와 자연이 경계 없이 융합하는 한강변을 조성한다.

수변이 생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강북(성수)과 강남(압구정)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잇는다.

3구역 조합에서 공공 기여로 제안한 압구정∼성수 보행교(자전거)가 대표적으로, 서울시가 이를 수용함에 따라 강남의 상업·문화 기능(가로수길, 로데오 거리 등)과 강북의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삼표부지, 성수동), 서울숲의 자연이 도보 30분의 생활권으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행교는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PM)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응봉역까지 보행교를 통해 강북∼강남까지 자전거 출퇴근이 가능해지면, 소통과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했다.

구역별로 특화된 수변 거점도 조성하기 위해 2구역에 수변 커뮤니티 시설(여가거점), 3구역에 덮개 공원(문화 거점), 4·5구역에 조망 데크 공원(조망 거점)을 각각 설치한다.

'한강 가는 길'은 다양한 근린 생활 시설과 주민 공유 시설을 갖춘 활력 있는 공간으로 바뀐다.

'가로수길', 병원 거리, '압구정 로데오 거리'와 연결되는 보행축에 연도형 상업 시설, 주민 공동 시설, 생태 녹지 등을 함께 조성한다.

압구정로를 따라 근린 생활 시설과 공원을 교차 배치, 다채로운 보행 활동이 가능하게 한다.

3구역은 압구정역 인근을 3종에서 '준 주거 지역'으로 상향, 역세권 활성화와 함께 상업·업무·문화 등 다양한 복합 기능을 유도한다.

또 '소셜 믹스' 차원에서, 공공 기여 원칙과 구역별 공공 임대 주택 확보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1200여 세대의 공공주택을 확보하도록 했다. 

공공 임대 주택과 분양 세대의 배치와 품질은 동일하다.

주거 공간 혁신을 위해, 향후 조합에서 건축 설계 시 반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내놓았다. 

생활 양식 별로 맞춤형 공간을 제공하는 설계 옵션 제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가사 로봇·드론 택배 시스템,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공유 사무실, 첨단 기술 자율 주차 시스템 등이다.

서울시는 정비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압구정 아파트 지구 단위 계획안'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먼저 열람 공고 중이며, 이 계획은 이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결정 고시된다.

압구정 2∼5구역 정비 계획 입안도 진행된다.

강남구청 입안과 주민 공람, 강남구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서울시에 계획이 제출되면,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위원회 심의 후 정비 구역으로 지정되는 수순이고, 큰 문제가 없으면 연말까지 정비구역 지정이 가능하나, 시기는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서울시는 정비계획 추진 과정에서 신속 통합 기획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단지는 일반 사업으로 진행하는 등, 엄격히 관리할 방침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이 주거 환경 개선과 함께, 시민들이 일상에서 한강을 향유할 수 있게, 도시의 공공성까지 담아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한강의 잠재력을 살린 세계적 수변 도시 모델로서, 선도적 주거 문화를 이끌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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