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길어지는 중국 대신 인도‧일본 주식에 '눈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해외주식이 곧 미국주식이나 다름없었던 통념이 깨지고 있다.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최근 들어 중국은 물론 인도나 일본 같이 다양한 국가들의 증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에 이미 익숙해진 투자자들로선 낯선 제도들도 있지만 증권사들은 나름대로 발 빠르게 고객 위주의 서비스를 내놓으려 애쓰며 시장 확대에 발 벗고 나섰다.

   
▲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중국은 물론 인도나 일본 같이 다양한 국가들의 증시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트렌드에 변화가 감지된다. 거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만 관심을 가졌던 경향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사두면 오른다’는 통념이 여전히 통하고 있는 미국 시장이지만, 미국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국가(기업)가 있다면 거침없이 시야를 넓혀 투자를 감행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제3의 국가’는 거의 언제나 중국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경향은 변하고 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과 같은 ‘상승률 0%’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지만 경제는 여전히 ‘팬데믹’이라는 의미다. 중국의 상해종합지수‧항셍지수 등은 여전히 코로나19 이하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가격(지수) 수준만 보면 매력적이지만 도대체 언제 상승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투자가 꺼려진다는 의견이 많다. 공산당 위주의 중국 정부 리스크 역시 여전하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시장은 일본이다. ‘워런 버핏도 투자하는’ 일본 증시 닛케이(NIKKEI)225지수가 올해 상반기에만 27% 넘게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인 점, 기록적인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 등이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다. 

일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일학개미’들의 올해 상반기 매수 건수는 4만4752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년 동기(2만6272건) 대비 약 70% 늘어난 수준인 동시에 관련 통계가 집계된 지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같은 기간 순매수 금액은 1억3202만달러(약 1736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1046만달러(약 138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1162.14% 폭증했다.

물론 일본주식 투자는 미국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다. 주식을 1주씩 사고팔 수 없고 100주 단위로 사고팔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벽이다. 미국의 경우 1주씩은 물론 소수점 단위로 원하는 금액만큼 끊어서 살 수 있다는 편리성이 있지만 아직 일본시장에까지 확대되진 않았다. 이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일본주식 투자에 대한 접근성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일본과 함께 각광받는 또 다른 국가로는 인도가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가 작년 말 내놓은 보고서에서 인도에 대해 “2030년 세계 경제 대국 3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최근 들어 가장 ‘핫’해진 국가가 인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2016년 5월 출시한 ETF(상장지수펀드)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의 흐름을 보면 이와 같은 현황이 잘 드러난다. 인도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을 2배로 추종하는 이 ETF는 코로나19 쇼크가 세계 증시를 덮쳤던 2020년3월 6070원까지 떨어졌지만 현재 2만7000원대 후반까지 올라온 상태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 역시 최근 인도 증시를 신흥국 가운데 가장 각광받는 시장으로 평가했다”면서 “국내 투자자들에겐 여전히 미국 시장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인도 등 새로운 경쟁시장들이 점점 존재감을 얻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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