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연내신청 가능성↓…하나증권은 '그린라이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여섯 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제6호 사업자 지정이 수년째 늦어지고 있지만 후보군에 속한 일선 증권사들은 여전히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오랜 기간 초대형IB 후보회사 물망에 올랐던 키움증권의 전망은 불투명해졌다. 하나증권은 여전히 의욕을 보이고 있다.

   
▲ 여섯 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제6호 사업자 지정이 수년째 늦어지고 있지만 후보군에 속한 일선 증권사들은 여전히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대형IB에 대한 증권사들의 관심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현재까지 당국으로부터 초대형IB로 지정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5개사다. 이 중에서 삼성증권을 제외한 4개사가 발행어음업을 영위하고 있다.

6호 초대형IB, 5호 발행어음 사업자가 어떤 회사로 낙점될 것인지는 한때 증권업계의 꾸준한 관심사였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비상상황’이 펼쳐지면서 추가 인가에 대한 관심도 조금은 잦아든 것이 사실이다. 조건에 맞는 증권사들 다수가 ‘기관경고’ 등의 제재를 받은 곳이 많다는 점도 장애요인 중 하나다.

그렇다고 증권사들이 준비를 중단한 것은 아니다. 초대형IB의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한 회사들은 여전히 발행어음업 동시 인가까지 시야에 넣은 인가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모회사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최근 5년간 유상증자로 무려 2조7000억원을 지원 받은 하나증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나증권은 이미 지난 2020년 자기자본 조건을 충족했다. 작년에도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자기자본(별도 기준)이 5조8477억원으로 치솟았다. 이는 국내 증권사 중 5위 수준으로 초대형IB 조건에 넉넉히 부합한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올 초 취임사에서 “초대형 IB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신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전임 하나증권 대표)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실적전망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에 초대형IB 인가와 발행어음업 인가라는 돌파구가 더욱 절실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하나증권의 연내 인가신청을 거의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반면 하나증권과 함께 물망에 오르곤 하던 키움증권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찾아온 주식 활황장 최고의 수혜회사였던 키움증권은 2020년 이후 몸집을 크게 키우며 초대형IB 인가를 목표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연루되는 ‘오너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표변했다.

자본시장법 제12조 제2항 제6호는 ‘금융투자업 인가 시 대주주는 건전한 재무상태와 사회적 신용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적어도 올해 안에 초대형IB 인가신청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6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고 (하한가 사태)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도 있다”면서 “하나증권의 경우 작년 8월 8월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로 ‘기관경고’를 받았지만 최근 당국으로부터 하나UBS자산운용 자회사 편입안을 승인 받는 등 분위기가 바뀌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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