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공사장 제방 무너지며 빗물 유입…'인재' 논란
주민들 "제방 없었고 침수 직전 제방 쌓았다"
금호건설 "침수 막기 위해 더 높이 쌓았는데…"
[미디어펜=서동영 기자]1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가 '인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인근 교량공사장에서 쌓은 둑이 무너지면서 빗물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시공사는 미호천교 임시 제방(둑)과 관련해 둑이 없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설계대로 제방을 쌓았고 사고 직전까지 침수를 막기 위해 더 높이 둑을 쌓았다는 주장이다.

   
▲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됐다. 17일 현재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사진=미디어펜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강물이 유입돼 버스 등 차량들이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17일 현재까지 13명이 사망했다. 참사 원인으로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미호천교 아래에 설치된 제방이 유실돼 지하차도로 많은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이번 사고가 인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지 주민 등은 사고 발생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제방이 없었으며 침수 직전에야 시공사인 금호건설 직원들이 임시제방을 쌓았다고 책임을 묻고 있다. 금호건설은 미호천교가 포함된 충북 오송~청주(2구간) 도로확장공사 시공사다. 해당 공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발주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임시로 둑을 쌓았는데 무너졌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며 "발주에 따라 설계대로 (이전부터) 제방을 설치해놨던 상태로 제방은 전부터 존재했다"고 반박했다.

해당 관계자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우리 직원들이 침수를 막기 위해 침수 당일 새벽부터 제방 위에 (흙을 더 쌓아) 높이를 올렸다"며 "그럼에도 일반적인 강수량을 넘는 많은 비로 물이 넘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는 둑이 없었다고 주장하시던데 동네에 큰 사건이 발생하다 보니 흥분하신 것 같다"며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섣불리 접근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방 보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부실 설계, 부실 공사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발주처와 시공사 모두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고 현장 인근에 거주 중인 직장인 A씨는 "(시공사의 반박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면서 "제방 공사와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책임을 분명히 따져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