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으로 북미대화 열린다 해도 테이블 위 CVID 따위 불과”
“제재완화 따위로 불가역적인 무장해제 이루려 한다면 망상”
“대한민국과 ‘세계악의 제국’ 미국 상대로 장기전략 세울 것”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7일 또다시 담화를 내고 미국의 가변적인 공약을 믿고 국가이익을 맞바꿀 수 없다면서 한미훈련의 잠정 중단이나 제재 완화로 북한의 무장해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에서 먼저 "가상적으로 조미(북미)대화가 열린다고 해도 현재 미 행정부가 합상탁 우(위)에 올려놓을 보따리는 CVID(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불과할 것은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에 와서 비핵화라는 말은 실로 고어사전에서나 찾아봐야 하는 현실에서 통하지 않을 소리"라며 "미국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지금 우리와의 협상조건, 거래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겠나"라고 했다.

또 "설사 미국이 전임자가 공약했던 한미군사연습 잠정중단과 같은 낡은 수를 꺼내들거나 기껏해서 연합훈련 축소나 전략자산 전개 중단과 같은 가역적인 것을 집어들 가능성도 예견해볼 수 있다"며 "미국이 대화마당에서 우리에게 선사할 수 있는 것들이란 모두 가변적이고, 가역적인 것뿐이라는 점을 너무도 명백히 알고 있다"고 했다.

김여정은 "시간벌이를 위한 그런 얄팍한 술책에 넘어갈 우리가 아니다"라며 "미 전략자산이 조선반도에 진입하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10여시간이면 전개가 완료되고, 합동군사연습도 병력을 재투입해 재개하는데 길어서 20일이면 충분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 미국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며 "그 가역적인 공약을 믿고 우리국가의 영원한 안전을 당면한 이익과 바꿀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

김여정은 "우리는 밑지는 일은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이번 유엔 안보리를 통해서도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에로, 트럼프로부터 바이든에로의 정권 변화와 더불어 우리의 적수들이 어떻게 대조선 정책을 연장하고 어떤 단꿈을 꾸고 있는가를 다시 한번 명백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아무리 전 대통령이 서명하고 공약한 것이라고 해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앉으면 그것을 제 손바닥처럼 뒤집는 것이 미합중국과 《대한민국》 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윤석열이나 바이든과 같은 그 어떤 개인을 대상으로 해 전략을 구사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특등앞잡이인 《대한민국》과 세계악의 제국인 미합중국을 상대로 장기전략을 세워야 하며, 압도적인 억제력에 기초해 우리의 전망적인 안전담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미국이 합동군사연습의 잠정중단이나 전략자산 전개의 중지, 가역적인 제재 완화 따위로 우리의 전진을 멈추고 나아가서 불가역적인 무장해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망상"이라며 "미국은 확장억제체제를 더욱 강화할수록, 위협적인 실체인 군사동맹체제를 과도하게 확장할수록 우리를 회담탁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또 "현재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적실한 방도는 강도적인 미국사람들과 마주앉아 오손도손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힘의 지위에서, 충분한 실력행사로 그들의 강권과 전횡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정은 "우리는 국가의 주권과 영토완정을 침해하고, 인민의 안녕을 위협하며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그 어떤 행위에도 단호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또 "미국은 자기자신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면서까지 우리를 건드리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 며칠전 미국이 우려스럽게 목격한 것은 이미 개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군사적 공세의 시작일 따름"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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