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민재(27)가 독일 명문 클럽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다. 수비수로서는 한국 축구 역사에 유례가 없는 최고 성공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뮌헨 구단은 19일(한국시간) 김민재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김민재는 유럽 진출 3년차에 세번째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감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한 것 자체가 그의 성공을 말해준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최고 전통과 명성을 자랑하는 팀이다. 분데스리가 우승을 무려 33차례나 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도 6번이나 들어올렸다. UEFA가 평가한 클럽 랭킹 2위에 오를 정도로 빅리그 빅클럽 중에서도 최정상권에 위치한 팀이다.

   
▲ 사진=바이에른 뮌헨 홈페이지


이런 뮌헨이 팀의 중앙 수비를 책임질 선수로 김민재를 찍고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데려간 데서 김민재의 현재 위상을 알 수 있다.

유럽 무대에서 김민재의 성공은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오른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과 비견될 만하다. 기간 면에서는 손흥민을 능가하는 비약적인 주가 상승을 이뤄냈다.

탁월한 피지컬과 재능을 갖춘 김민재는 2017년 전북 현대에 입단해 프로 데뷔했다. 김민재가 전북에서 뛴 2년간 전북은 내리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김민재는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11을 수상하며 '괴물 수비수'로 떠올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도 활약했다.

2019년 김민재가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할 때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기량을 발전시키고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왕 해외 진출을 하려면 유럽으로 가야지, K리그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중국리그로 향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하기 나름'이었다. 베이징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때를 기다린 김민재는 2021년 8월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김민재에 관심을 두면서도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토트넘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었다.

튀르키예에서 한 시즌을 보낸 김민재는 나폴리 구단의 눈에 띄어 1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처음으로 빅리그에 뛰어든 김민재는 훨훨 날아올랐다. 단번에 나폴리의 주전 자리를 꿰차며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인정을 받았다. 김민재가 철벽 수비를 구축한 나폴리는 33년만에 세리에A 우승 감격을 누렸고, 김민재는 최우수 수비상을 수상했다.

나폴리와 계약 당시 바이아웃 조항을 넣어뒀던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빅리그 빅클럽들이 움직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 생제르맹이 김민재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김민재 영입전에 바이에른 뮌헨도 뛰어들었고 최고의 조건을 제시하며 김민재를 품에 안았다. 김민재는 나폴리에 5000만 유로(약 711억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안기고 뮌헨에 입성했다.

   
▲ 사진=바이에른 뮌헨 SNS


김민재와 손흥민은 수비수와 공격수로 팀 내 역할이나 주목도가 다르다. 김민재가 K리그와 중국 슈퍼리그를 거쳐 유럽 무대로 뛰어든 것과 달리 손흥민은 만 17세의 나이에 독일 함부르크에 입단하며 일찍 유럽으로 건너갔다. 레버쿠젠을 거친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그 정상의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EPL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선수 득점왕에 오르는 금자탑을 쌓았다.

유럽에서 뛴 기간만 따지면 김민재가 손흥민보다 상당히 빨리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셈이다. 수비수로 유럽 빅리그 빅클럽의 유니폼을 입은 한국 선수는 김민재가 최초다.

이제 김민재는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손흥민이 꾸준한 활약으로 팀과 리그에서 정상급 입지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김민재도 나폴리에 이어 뮌헨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혀 나가야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라설 수 있다. 김민재의 진짜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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