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경제살리기·일자리 창출 '제2 중동붐' 절호의 기회

이란 건설시장 발주금액, 올해만 ‘60조원’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이란의 해외수출 길이 열리기를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해외건설업계가 중동의 주 무대인 이란의 재진출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에 해외건설기업을 포함해  '제2의 중동 붐'의 여건을 조성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이란에 대한 대서방의 경제제재 완하는 건설업계에게 '가뭄의 단비'로 작용할 전망이다.

15일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13년 만에 이란 핵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14일 아마노 유키야(왼쪽)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알리 악바르 살레히 이란 부통령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시설 사찰에 대한 이행 로드맵을 들어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란 핵협상 타결은 국내 건설업계의 이란발 해외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사진=국제원자력기구 제공국제원자력기구 제공

이에 따라 올해 저유가로 해외일감 확보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내 건설사가 이란의 고부가 프로젝트를 따기위한 채비에 한창이다.

사실 이란은 이번 핵협상 타결 이전부터 국내 건설사의 굵직한 해외수주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지역으로 여겨져 왔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975년 첫 진출 이후 현재까지 이란에서만 88건을 수주했다. 누적 수주액만 120억달러(13조7280억원)에 달한다. 2000년대에 접어 들어서는 사우디와 리비아 등에 이어 3~4위를 다투는 주요 거점이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경제제재가 본격화되면서 신규 수주가 중단됐다. 지난해 중동에서 국내 건설사가 따낸 수주는 전체 해외시장의 절반(47.5%, 313억5000만달러)에 육박했지만 이란에서는 949만7000달러(0.03%)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이번 핵협상 타결로 국내 건설사의 이란발 ‘중동러시’가 재가동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 해외건설업계는 이란 핵협상 타결이 중동건설시장의 다변화와 고부가 프로젝트수주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 건설사는 과거 이란 해외수주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 등은 지난 2002년 3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해 58억5200만달러 규모의 수주실적을 올린 바 있다.

당시 현대건설은 어려운 공사 여건 속에서도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4·5단계의 공기를 1개월 앞당겨 제품을 생산, 이란 국민총생산(GNP)을 2% 상승시키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이에 당시 이란 대통령이 현대건설을 시공능력을 극찬한 바 있다.

이처럼 그동안 국내 건설사의 시공능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란의 예상 발주 금액이 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중동지역 경제 전문지 MEED에 따르면 이란은 올해 석유와 가스 분야에서 각각 25조원, 31조원을 발주할 계획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란에서의 수주 경험이 이번 핵협상 타결로 시장이 개방된다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해외수주전이 고전이 예상된 가운데 이번 이란 건설시장에 적극 나서 반전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해외영업담당 상무는 "이란과 서방측의 핵협상 타결이 해외건설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 70주년 대사면과 함께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는 해외건설수출 증대에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