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으로 인력 유출…경쟁력 감소 불가피
[미디어펜=성동규 기자]대우산업개발의 경영 정상화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기존 경영진의 배임·횡령 의혹으로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올해 분양 성적이 신통치 않은 데다 신규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녹록지가 않아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은 올해 4월부터 이달까지 총 4개 단지 130가구를 일반에 공급(조합분양 취소분 포함)했다. 시공순위 75위의 중견 건설사로서는 매우 적은 편이라고는 해도 지난해 같은 기간 단 1개 단지 47가구를 분양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우산업개발 내외부에선 특히 지난 3월 신임 대표이사에 김형섭 감사실장이 두 달 뒤 신임 사장으로 이윤재 전 사업본부 부사장이 선임된 이후 진행된 분양이 실적 개선의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분양 성적은 저조했다. 경기도 부천 일대에서 공급한 '이안 시그니처 역곡'은 그나마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뒤이어 분양한 ‘이안 센트럴포레 장유 1‧2단지’는 각각 0.72대 1과 0.18대 1의 경쟁률로 미달됐다. 

‘이안 평택 안중역’은 1.0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끝내 예비당첨자 5배수를 모으지 못했다. 분양에 실패하면 공사비 회수 지연이 불가피하다..더욱이 매출채권, 재고자산, 대여금 등 운전자본 증가로 현금흐름 저하와 더불어 유동성 부담 가중될 수밖에 없다. 

1분기 연결기준 대우산업개발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5억4987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1분기 66억4852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으로 고려하면 1년 사이 61.65%(40억9865만원)나 감소했다. 

이미 현금유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충분치 않아 보인다. 하반기 자산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대우산업개발은 최근 일부 부서에 걸쳐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마케팅·디자인·홍보 관련 인력이 속해있는 마케팅부서가 통째로 사라졌다. 불안감이 팽배해 지면서 구조조정 대상이 아닌 직원들의 자진 퇴사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를 회생시킬 목적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이 주요 인력들의 이탈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경영실적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는 모양새다. 대우산업개발이 조직 쇄신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다면 향후 인력 이탈이 더욱 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산업개발은 올해 상반기 임원 교체를 시작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 있으나 현재 여러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하반기 실적 개선은 고사하고 현상 유지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인력 유출로 성장 동력도 상실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며 “현재 경영진에서 추진하는 방안들로는 대우산업개발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지 미지수다. 경영정상화까지 적잖이 애를 먹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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