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내부통제 혁신방안' 발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이 '내부통제' 재정비에 나서며 조직의 내실 다지기에 본격 돌입했다. 최근 횡령 사고 등 금융사 내부 비위행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강력히 요구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전날 내부통제 체제 개편과 임직원 인식 제고, 역량 강화를 골자로 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임종룡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이후 최우선 경영방향으로 제시한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후속조치다.

우리금융은 우선 내부통제 체계 개편 차원에서 전담인력의 일선 배치와 신사업 내부통제 검토 절차 강화 등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을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지점장급 내부통제 전담인력 33명을 영업본부에 신규 배치했으며, 다른 계열사도 하반기 내 내부통제 전담인력 배치를 추진한다. 또한 내부통제에 대한 임직원의 인식 제고를 위해 내부통제 업무경력을 갖추도록 의무화한다. 우리은행은 지점장 승진 평가시 이와 관련 경력을 반영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신한금융은 그룹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통제 책무구조도' 도입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3일 최고경영자(CEO) 강연에서 "그룹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서는 철저한 내부견제와 검증을 통해 업무의 모든 과정이 정당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법령 통과 후 조기에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는 최근 금융당국이 도입을 공표한 제도로 금융사 임원에게 담당업무에 따른 책임을 부여해 금융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힌 일종의 지도(map)다. 영국, 싱가포르 등 금융 선진국의 경우 이를 이미 적용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이달 초 정상혁 은행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에서 내부통제 강화에 초점을 둔 하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했다. 신한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본부부서와 영업점 장기근무 직원을 교체했다. 작년 하반기 정기인사 대비 26%가량 이동 규모를 늘리는 등 직원들의 순환 근무가 큰 폭으로 이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준법경영부를 신설하고 지역본부별 내부통제 팀장을 배치한 바 있다.

NH농협금융도 지난 18일 준법감시협의회를 열고 내부통제 책무구조도 도입 등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권의 연이은 금융사고와 관련해 담당 임원들에게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석준 회장은 이 자리에서 "소비자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얻는 최선의 방법은 감독당국에 의한 비자발적·수동적 내부통제가 아니라 금융회사의 자발적·능동적 내부통제 강화"라며 "각 계열사가 자율적으로 이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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