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기본자료도 미비” 연기 주장…여 “과거보다 자료 많아” 반박
24만명 구독자 유튜브 삭제 뒤 복구 가능 여부 놓고 거짓말 논란
김 후보자, 선서도 못해…오후2시 회의 열어 속개·연기 여부 결정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1일 오전 자료제출 문제로 여야 간 공방만 지속하다가 시작된지 1시간만에 파행됐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기본적인 자료도 제출하지 않아서 정상적인 인사청문회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은 과거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의 자료보다 2.5배가 많은 자료가 제출됐다며 일단 청문회를 시작해서 검증하자고 맞섰다.

특히 김 후보자가 최근까지 24만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로 활동했지만 현재 해당 유튜브 계정이 삭제된 것과 관련해 ‘거짓말 논란’도 일었다. 

여당은 복구하는데 1달여가 걸린다는 김 후보자측의 주장을 옹호했으나 야당은 구글에 직접 알아보니 본인의사만 확인되면 하루만에 복구되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김 후보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회의가 정회되자 청문회장인 외통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2023.7.2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결국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했지만 선서조차 하지 못했다.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만 이어지던 중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후보자에 대해 자료제출 의사가 있는지부터 확인하자고 제안하면서 김태호 외통위원장은 오전 11시쯤 정회를 선언했다. 

이날 외통위 야당 간사인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족 검증과 정책 검증 자료에 대한 협조가 지나칠 정도로 안 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보름 동안 끊임없이 자료를 요청했지만 (김 후보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현재의 자료협조 태세는 이례적인 봉쇄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도 “의정생활을 하는 동안 십수회 청문회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없었다. 부실하게 자료를 낸 적은 있지만 제공 자체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면서 “(김 후보자가 자료를) 대통령실에 내지 않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다면 대통령실에 냈던 것을 국회엔 내지 않는다는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자료제출을 안 했던 것도 국회 인사청문회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할 수밖에 없다”면서 “김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장관이 될 자격이 없다. 사퇴해야 한다. 대통령실도 이렇게 문제가 된다면 지명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국민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우리 젊은세대들이 나중에 지도자 위치에 가기 위해 나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교훈을 주는 측면도 있다”면서 “야당이 요구하는 자료는 꼭 필요한 기본 자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개하기 어려운 자료는 비공개로 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번 자료제출 거부를 용인하면 국회의 검증 수준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 측은 과거 통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자류제출 건수와 비교하며 김 후보자의 자료제출 거부 수준이 청문회를 못 할 정도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여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도 (자료제출이) 미비했지만 진행했다”며 “자료가 미비하다는 것으로 청문회를 중단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 후보자는 총 2146건의 자료를 제출했다. 이는 권영세 장관이 제출한 것보다 1.9배 많고, 이인영 장관보다 2.5배 많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의 신상자료는 다 제출했고, 가족은 법적 의무제출 사항이 아니라서 본인 동의가 필요하다. 동의하지 않으면 가족이라 해도 제출이 불가능하다”면서 “과거에도 추미애·박범계 장관 후보자 시절에 이게 쟁점이 됐는데 제출하지 않더라도 청문회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회의가 정회되자 청문회장인 외통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2023.7.21./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양측의 공방이 지속되자 여야 모두에서 절충안도 제안됐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이라도 제출할 수 있는 것은 보완해서 청문회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통일부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크게 봐야 한다”면서 “(김 후보자도) 자료제출이 성의있게 진행되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를 진행하자”면서 “일요일이라도 따로 청문회 일정을 잡아서 오늘 제출하는 유튜브 자료들을 검토해서 충분히 질의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고 진행하는 것이 어떤시냐”고 고 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결국 후보자에게 자료제출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남았다”며 “후보자에게 질의해서 오늘 중으로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하겠다면 1~2시간 기다려서 청문회를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제공하지 못한다면 청문회를 해야할지 근본적인 토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태호 외통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하고 김 후보자에게 자료 제출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외통위는 이날 오후 2시 회의를 열어 인사청문회 속개 또는 연기 여부를 결정한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