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 88.7%·EV6 11.3%·아이오닉5 32.8% 판매량 감소
"충전 인프라·보조금 감소 등 복합적 이유로 전기차 수요 감소"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한때는 없어서 못 팔았던 전기차의 수요가 크게 감소하며 전기차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조금 감소, 충전 인프라 부족, 전기차 화재 위험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전기차 확산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인기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전기차 수요의 부진 현상은 전동화로 가는 과도기 단계라고 분석했다.

   
▲ 아이오닉5./사진=현대차


2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지난해 상반기 신차등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기차 등록 대수는 6만8996대로 전년 대비 75.6% 증가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등록 대수는 7만84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던 테슬라도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테슬라의 올해 상반기 신차등록 대수는 3732대로 지난해 상반기 6746대 대비 44.7% 줄었다. 모델 Y의 판매량은 20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0.2% 줄었고, 모델 3는 534대를 판매해 지난해 상반기 4714대 대비 88.7%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1·2위를 차지한 현대·기아의 전기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 EV6 판매량은 1만653대로 지난해 상반기 1만2009대와 비교해 11.3% 감소했다.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9534대로 전년 동기(1만4179대) 대비 32.8% 줄었다. 

이처럼 전기차의 수요가 감소세를 보이는 이유는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이 줄어들어 소비자의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충분하지 못한 충전 인프라에 더해 충전요금까지 오르면서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 EV6./사진=기아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161개 지자체 보조금 소진율은 44.6%로 집계됐다. 서울·부산·대구·인천 등 8개 광역·특별시와 제주도는 보조금 소진율이 32.2%에 그쳤다. 차량을 계약하고도 보조금을 받지 못해 구매를 포기했던 지난해 상황과 정반대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인기가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고, 거스를 수 없는 업계의 숙명이라며 현재는 완전 전동화로 향하는 길의 숨 고르기 단계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차량 가격이 높은데 보조금이 줄어들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었고, 여전히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점,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 등 여러 가지 종합적인 이유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가 반값 전기차 화두를 던졌고, 더 다양한 모델들이 나오고 충전 인프라들이 늘어나면 좀 더 나은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템포를 조절하는 단계로 보면 된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숨을 고르는 시기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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