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넉 달 연속 증가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5대 시중은행에서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이 3000억원 이상 늘었다.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5700억원으로 전월(678조2454억원) 대비 3246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고금리의 영향으로 지난해 1월 감소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5월 가계대출 잔액(677조6122억원)이 2021년 12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전월과 비교해 1431억원 늘어난 후 이달까지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최근 주택 관련 대출이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12조3397억원)은 이달 20일까지 9389억원 불었다. 증가폭도 이달 말까지 영업일이 약 열흘 정도 남은 상태에서 5월(6935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신용대출(잔액 108조5221억원)은 지난달 말보다 4068억원 줄었다. 이 같은 추세로 미뤄 볼 때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4월부터 7월까지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금융당국의 금리인하 압박과 은행채 등 자금조달 비용이 감소하면서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다시 오르는 추세다. 지난 3월말부터 5월까지 3%대 후반 수준을 유지했던 은행채 금리가 6월 4%대로 올라서며 오름세로 전환하면서다. 다만 금리상승에도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오름세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아 주택 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보합에서 지난주 0.02%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전국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24일(0.02%)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수도권과 서울 아파트값은 0.07% 올라 전주(0.0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서울은 올 5월 4주(0.03%) 이후 9주째 상승세를 보였다.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한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여러 금통위원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큰 우려를 표했다"면서 "만약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 금리나 거시건전성 등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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