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소진·합리적 소비 충족…규모 커지는 역시즌 기획전

[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최근 유통업계가 역시즌 기획전을 자주 펼치고 있다. 소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시기 또한 한 달여 앞당기기도 했다. 무더운 여름에 패딩·모피를 팔고, 눈 내리는 겨울에 에어콘, 여름샌들을 파는 역시즌 쇼핑은 하나의 쇼핑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 "몽클레어패딩·진도모피는 여름에 사야 제맛"…유통업계 '역시즌' 바람 /몽클레어 여성 롱 구스다운 블랙. 사진=큐레이션 쇼핑사이트 G9 홈페이지 캡처

16일 업계에 따르면 합리적인 역시즌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관련 기획전 규모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다.

유통업계 입장에선 겨울에 미쳐 다 팔리지 않은 이월상품을 여름에 저렴하게 판매해 재고 소진하는데 도움이 되고, 소비자에겐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어 양쪽 모두 이득이라는 것.

이에 롯데·현대백화점은 물론 온라인오픈마켓에서도 유명 브랜드 겨울코트를 높은 할인폭을 적용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선 이날부터 19일까지 대형 모피 세일 행사를 진행한다. 진도·국제·우단·근화모피를 비롯한 모피 전문브랜드 8개가 참여해 최대 80% 할인한다.

롯데는 집객을 위한 이색 경매 이벤트도 마련했다. 행사기간 중 매일 오후 3시 점행사장에서 1000만원 상당의 모피제품을 경매에 부쳐 낙찰가에 판매한다. 경매 최초가는 150만원부터 시작하며, 일별 5착씩 경매에 올려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메르스로 인해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서서히 풀리는 것으로 보고 역시즌 기획전을 통해 소비 불씨를 살리고 협력사의 재고 소진을 돕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미리만나는 겨울상품전'을 펼쳐 최대 70%까지 저렴하게 만나볼 수 있다.

가격 할인폭이 높은 역시즌 기획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기획전을 하고 나섰다.

온라인 오프마켓 옥션은 지난달 '시즌되면 늦으리'를 진행해 높은 판매실적을 보였다. 특히 높은 할인율로 비싸서 구매하지 못했던 여성 퍼·모피코트는 무려 3380% 신장하기도 했다.

11번가는 오는 26일까지 '블랙 윈터 위크, 섬뜩한 할인'이라는 기획전을 열어 캐나다구스, 몽클레어, 무스너클 등 프리미엄 패딩브랜드부터 콜롬비아,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60여개 패션 브랜드의 겨울상품 300여종을 최대 90% 할인가에 선보인다.

11번가 관계자는 "가격 할인폭이 높은 역시즌 기획전에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1~2월에 판매된 신규제품까지 취급하는 등 역시즌 기획전의 양과 질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