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의 반대에도 성공하면서 통합 삼성물산의 주가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한 신규사업 진출과 주주친화정책 강화로 통합 삼성물산의 주가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 17일 오전 9시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회의장에서 열린 삼성물산 임시주총에 앞서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주총장에 입장하고 있다. /미디어펜=홍정수 기자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은 지주사로 삼성물산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일모직(46.3%)과 삼성물산(4.9%)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합계가 51%를 넘어 그룹 신수종사업인 바이오부문의 최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사업의 추진이 예상된다. 기존 사업은 물론 신규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에 주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합병이 성사됐다고 해서 실적이 갑자기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합병 삼성물산의 사업영역은 바이오, 패션, 식음료, 건설, 레저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바이오 사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합병이후 삼성물산의 주가는 30만원선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1조1000억원이 이미 투자됐고, 3공장 건설에 6500억원이 추가 투자될 예정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오는 10월 제3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향후 3공장 가동을 통해 2020년경에는 약 2조원의 매출과 1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4공장까지 가동될 2025년경에는 매출 4조원과 영업이익 2조원으로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다.

삼성 측이 약속한 통합 삼성물산의 배당성향 30%로 확대, 거버넌스위원회(주주권익위원회)·사회공헌(CSR)위원회를 설치 등 주주친화정책 강화도 주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합 삼성물산이 배당을 늘리면서 국내증시 전체의 주주가치가 올라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완화되는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실제로 우리와 경제구조가 비슷한 대만은 배당성향을 높이면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커져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강화됐다는 점도 주주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불안한 순환출자 구조가 완화되면서 경영에 더욱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그룹이 강력한 오너십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결정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