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아시아투자개발은행(AIIB) 출범을 주도하는 중국이 세계은행에 5000만 달러 규모의 신탁기금을 설립한다.

중국을 방문 중인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16일 중국측과 5000만 달러 규모의 세계 빈곤퇴치를 위한 신탁기금 설립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중국 영문일간 차이나데일리를 인용해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올해 말 운영되는 이 신탁기금은 개발도상국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투자 프로젝트, 지식개발, 인적 협력 등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세계은행측은 밝혔다.

   
▲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아시아투자개발은행(AIIB) 출범을 주도하는 중국이 세계은행에 5000만 달러 규모의 신탁기금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YTN 방송화면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도 에티오피아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개발금융 국제회의에서 기금 설립 계획을 공개하고 "중국은 빈곤을 퇴치하고 개발을 촉진하는데 있어 계속 세계은행과 공조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신탁기금 설립은 중국 주도의 AIIB 설립 문제와는 별개로 기존 다자 개발기구와의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대해 미국 등 서방이 기존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기존 다자 개발기구의 위상 약화를 우려하며 경계감을 나타내자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조치로 풀이된다.

러우 부장은 또 중국이 올해안에 최빈국으로부터 수입하는 97%의 물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방중 기간에 AIIB의 초대 총재로 사실상 내정된 진리췬(金立群) 전 중국 재정부 부부장을 비롯한 임시 사무국 간부들과 만나 향후 두 기구간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기금 설립에 대한 합의서 서명후 김 총재와 회담을 가진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기꺼이 세계은행과의 공조를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세계은행과 세계보건기구(WHO)의 공동 연구로 이뤄진 중국의 의료보건 체제 개혁 방안을 높이 평가하며 의료개혁은 중국 인민의 건강복지, 경제성장, 일자리와 밀접하게 관계된 중요 민생정책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중국 경제는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신속한 회복력과 잠재력, 조정능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다양한 경제위험 요인을 다루면서 신창타이(新常態·New Normal) 정책을 통해 건전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은 세계 경제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세계은행은 중국 정부의 개혁 의지와 도전 정신을 적극 지지하며 중국 도시화, 의료개혁 등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