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충당금 적립에도 이자이익 늘어난 영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4대 금융지주가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1년 전에 비해 크게 늘리고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은행들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금융지주를 향한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4대 금융지주가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1년 전에 비해 크게 늘리고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사진=각 사 제공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조1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8조8473억원)보다 3.8% 늘어난 규모로 상반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상반기 1조9963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96.6% 많은 3조9242억원을 쌓았다.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운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수 있었던 것은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19조8472억원으로 지난해(18조9952억원)보다 4.5% 증가했다.

KB금융은 상반기 2조9967억원의 반기 기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리딩금융'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2조6705억원) 동기 대비 12.2%(3262억원)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5조75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그룹의 순이자마진(NIM) 확대와 2분기 여신성장이 회복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62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로 감소했다. 상반기 이자이익(5조2680억원)과 비이자이익(2조325억원)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 21.5%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영업이익 증가했지만, 인플레이션에 따른 판관비 증가와 추가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2조20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조7325억원을 달성한 작년보다 16.6% 증가한 규모다.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6.5%(1조3701억원) 증가해 지주사 설립 후 반기 최대치다. 하나금융은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트레이딩 실적 증대를 통한 매매평가익이 늘고,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양호한 자산성장과 안정적인 비용관리 등에 힘입은 결과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보다 12.7% 감소한 1조5386억원에 그쳤다. 이자이익은 4조4130억원으로 7.5% 늘었지만, 비이자이익(6107억 원)이 22% 감소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합한 순영업수익은 5조23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 증가했다.

한편 4대 금융지주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친화정책도 내놓았다. KB금융은 2분기 배당으로 주당 배당금 510원을 결의하고,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주당 525원의 분기 배당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정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주당 600원, 180원의 분기 배당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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