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심야 열병식, 러시아 쇼이구·중국 리훙중 주석단 올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인 27일 개최한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어뢰 등을 등장시켜 핵무력을 과시했다.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기전시회장에서 공개한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도 평양 상공을 비행하며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북한은 이날 오후 8시쯤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 또다시 심야 열병식을 열었다. 북한이 야간에 열병식을 하는 것은 2020년 당 창건 75주년에 시작해 이번 전승절 70주년이 4번째이다.   

북한의 기념행사에 이례적으로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상이 참석해 주석단에 올랐으며, 코로나19 이후 중국에서 처음으로 대표단을 파견, 리훙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석했다.  

   
▲ 북한의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상과 리훙중 정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올라 있다. 2023.7.28./사진=(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주석단에서 외국 인사들과 열병식을 지켜봤지만 연설은 하지 않았다. 대신 중국·러시아 대표단 앞에서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과 액체연료 ICBM인 ‘화성-17형’을 공개했다. 

또 지난 3월 개발 및 시험했다고 밝힌 핵어뢰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도 모습을 드러냈다. 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무인공격기 ‘샛별-9형’은 식전행사에서 평양 상공을 날았으며, 열병식에서도 등장했다.  

이 밖에 전략 순항미사일 '화살-1형'과 '화살-2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테킴스 KN-24, 600㎜ 초대형 방사포도 동원됐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에서 쇼이구 러시아 국방상, 리훙중 부위원장과 담소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으며, 북한 국가가 연주되자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에 특이한 것은 김 위원장이 25~27일 전승절을 기해 모두 10개의 공개행사를 치른 것이다. 그 중에선 중국·러시아 대표단과 친선행사에 참석한 것이 8건에 달한다. 러시아대표단 접견, 무장장비전시회 참관, 중국대표단 접견, 기념공연 관람, 열병식 참석, 러시아 국방장관과 오찬 및 러시아 대표단과 연회 등이다.  

   
▲ 북한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27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2023.7.28./사진=뉴스1

이에 따라 내부 부대행사인 토론회, 근로단체 행사는 열렸으나 기존 정주년 행사마다 열었던 노병대회 등 일부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이번 열병식은 2달 이상 준비기간을 거친 것으로 김정은정권 들어 14번째, 올해 2월 이후 약 6개월만에 열린 대규모 열병식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특별히 중국·러시아와의 연대 과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정부는 내부적으로 군사력 강화에 대해 합리화시켰고, 대미·대남 강경 입장을 강조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이날 분석자료를 내고 “북한이 6.25전쟁을 ‘북침’으로 날조한 전통을 이어가면서 군사력과 반미연대 강화를 주장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경제악화 및 주민생활이 궁핍해진 ‘희생’을 합리화하고,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노골적으로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