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월드컵 16강 진출은 절망적이 됐다. 조 최약체로 꼽힌 모로코에 충격적으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FIFA 랭킹 17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FIFA 랭킹 72위)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0-1로 졌다.

   
▲ 모로코의 1-0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패한 한국 선수들이 몹시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앞선 1차전에서 콜롬비아에 0-2로 패했던 한국은 무득점 2연패에 빠지며 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1차전에서 독일에 0-6으로 대패했던 모로코는 한국을 꺾고 1승1패가 돼 16강 희망을 살려냈다.

이제 한국은 오는 8월 3일 독일과 3차전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이 16강에 오르는 경우의 수는 딱 하나다. 이날 저녁 열리는 독일-콜롬비아전에서 독일이 무조건 패하고, 한국이 3차전에서 독일을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콜롬비아가 3차전에서 모로코를 큰 점수 차로 이겨주는 것이다. 그럴 경우 콜롬비아가 3승으로 조 1위가 되고 한국-독일-모로코가 나란히 1승2패로 동률이 돼 골득실 등을 따져 조 2위를 가린다.

FIFA 랭킹 2위 독일이 콜롬비아와 한국에 내리 지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고, 한국이 독일과 동률이 됐을 때 골득실차(현대 독일 +6, 한국 -3)를 뒤집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모로코만은 반드시 이겨둬야 했던 한국은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손화연과 박은선 투톱에 미드필드에는 지소연, 조소현, 이금민을 배치했다. 장슬기와 추효주가 윙백을 맡고, 수비는 김혜리, 홍혜지, 심서연이 책임졌다. 골문은 맏언니 김정미가 지켰다.

다득점 승리가 목표였던 한국의 계획은 전반 6분 만에 모로코에 선제골을 내주며 꼬였다. 모로코의 하나네 아이트 엘 하지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브티삼 즈라이디가 헤더슛한 볼이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아랍권 국가 최초로 여자월드컵 본선에 오른 모로코의 역사적인 월드컵 1호 골이 한국전에서 터져나왔다.

   
▲ 한국이 모로코에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후 지소연 승 대표선수들이 낙담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벗어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리드를 내준 한국은 조직력을 다져 반격을 펼쳤다. 전반 17분 이금민의 슛이 상대 수비에 막혔고, 전반 20분 손화연의 슛은 빗나갔다. 전반 26분 박은선의 다이빙 헤더가 골문을 살짝 비껴간 것은 아쉬웠다.

0-1로 뒤진 채 후반을 맞자 콜 감독은 손화연, 추효주를 빼고 최유리, 문미라를 투입해 공세를 끌어올렸다. 한국은 주도권을 잡고 몰아붙였으나 골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급함은 커져갔다. 전은하, 케이시 유진 페어가 추가로 교체돼 들어갔다. 지소연이 좋은 위치에서 때린 프리킥 슛이 수비벽에 걸리고, 페어의 결정적 슛도 골문을 외면하는 등 한국은 끝내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볼 점유율에서 한국이 49%-31%(경합 20%)로 앞섰고, 슈팅 수도 14-9로 더 많았지만 경기 결과는 0-1, 한국의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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