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또 다시 6%대 상승…수급 쉽게 안 꺾여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2차전지 중심의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코프로 계열사들을 필두로 막대한 거래대금이 순식간에 움직이는 장세가 펼쳐지면서 이젠 증권가조차 장세 예상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 형편이다. 이 가운데 지난 26일 오후 중에 있었던 급락세에 대해서는 일부 공매도 세력의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는 지적과 함께 금융 당국에 집단 민원이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국내 증시가 2차전지 중심의 장세를 이어가면서 혼란상이 극대화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를 비롯한 2차전지주들이 국내증시 수급의 중심에서 여전히 장세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에코프로 주가는 또 다시 전일 대비 6% 가까이 상승하며 120만원선을 넘보고 있다. 장중 한때 주가는 121만1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에코프로비엠 주가도 2% 넘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POSCO홀딩스‧포스코퓨처엠 등도 모두 2~3%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DX의 경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임에도 10% 넘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주와 같이 일부 2차전지주들이 다른 종목들의 수급까지 모조리 빨아들이는 현상은 이날 관찰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포착되는 새로운 흐름 중 하나는 증권가에서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에 대한 분석을 어느 순간 멈춘 듯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지난 4월 무렵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리포트’ 발간 이후 곤욕을 치른 사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증권가에서 매도 리포트 자체가 흔치 않은 상황에서 발간된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는 많은 투자자들의 반발을 샀다. 이후 에코프로 주가가 마치 그 보고서의 의견을 비웃듯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더 이상 전문가들이 추가의견을 내기도 어려워진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의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제한 뒤 “어떤 의견을 내든 화제의 중심이 되고 분석 적중 여부에 대한 논란이 심해서 보고서는커녕 코멘트 하나를 내기도 조심스러운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이 사실상 공식 코멘트를 포기한 상태에서 2차전지주들의 수급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형국으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공매도 세력들 다수가 이미 퇴장한 상태라 개인투자자들끼리 치고받는 모습으로 매매가 진행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26일 에코프로 계열사와 포스코그룹주 등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가 장중 일제히 급락한 부분에 대해서는 집단 민원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의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에 이 부분을 조사해달라는 민원을 넣고 있는 것이다. 

특정 종목에 대한 ‘팬덤 결집’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른바 ‘공매도 세력’으로 분류되는 기관‧외국인 등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사례도 좀 더 많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2차전지주들의 수급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진 않겠지만, 언제 어떻게 주가가 폭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국면인 만큼 투자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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