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426일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했다. 팔꿈치 수술을 극복하고 복귀한 것 자체는 반가웠지만 매 이닝 안타를 맞는 등 난타 당하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왼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던 류현진이 긴 재활을 마치고 426일 만에 다시 밟은 메이저리그 마운드였다.

이날 류현진은 5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9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볼넷 1개에 삼진은 3개를 잡았다. 총 투구수는 80개, 최고 구속은 91마일(약 146km)을 기록했다.

토론토가 3-13으로 대패하면서 류현진은 복귀 등판에서 패전을 피하지 못했고, 평균자책점 7.20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코리안 몬스터’가 1년 2개월만에 돌아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자 토론토 홈팬들은 열렬한 환영을 보내줬다.

오랜만에 빅리그 경기 피칭에 나선 부담감 때문인지 류현진은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1회초 3연속 안타를 맞으며 처음부터 실점했다.

선두타자 애들리 러치맨과 2번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잇따라 2루타를 허용하며 선제점을 내줬다. 이어 앤서니 산탄데르에게도 좌전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호흡을 가다듬은 류현진은 4번타자 오스틴 헤이스를 2루수 뜬공 처리하며 첫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다음 거너 헨더슨을 2루 땅볼 유도해 2번째 아웃카운트와 두 번째 실점을 맞바꿨다. 이어 조던 웨스트버그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2실점으로 첫 이닝을 끝냈다. 3연속 안타를 맞긴 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2회초에도 선두 타자 라몬 우리아스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라이언 맥케나와 호르헤 마테오를 연속 범타 처리하고 2아웃까지는 잘 잡았다. 하지만 2사 3루에서 다시 만난 러치맨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3실점째를 했다.

2회말 토론토 공격에서 포수로 류현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대니 잰슨이 투런홈런을 날려 2-3으로 점수가 좁혀지자 3회부터는 류현진이 다소 안정을 찾아갔다.

류현진은 3회초에도 선두 타자 산탄데르를 좌전 안타로 내보냈지만 곧바로 다음 타자 헤이스를 2루수 쪽 병살타로 유도해 주자까지 없앴고, 헨더슨을 삼진으로 솎아내 이닝을 간단히 마무리했다.

3회말 브랜든 벨트가 동점 솔로포를 터뜨려 3-3으로 균형을 되찾자 류현진도 분발했다. 

4회초에도 선두 타자 웨스트버그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았지만 우리아스를 삼진, 매케나, 마테오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초에는 처음으로 선두 타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러치맨을 유격수 땅볼 아웃시켰다. 1사 후 마운트캐슬에 중전 안타, 산탄데르에 볼넷을 허용해 1, 2루로 몰리며 또 실점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헤이스를 유격수 쪽 병살타로 유도해 다시 한 번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3-3 동점인 가운데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타자 헨더슨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자 헨더슨이 이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홈런 타구를 만들었다.

3-4로 다시 리드를 빼앗기자 토론토 벤치는 류현진을 강판시키고 트레버 리차드를 구원 투입했다.

류현진이 물러난 후 볼티모어 타선은 더욱 불을 뿜었고, 토론토 불펜진이 감당해내지 못했다. 7회초 헤네시스 카브레라가 난타 당하며 3실점해 3-7로 격차가 벌어졌다. 8회초에는 네이트 피어슨이 2사 후 3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산탄데르에게 만루홈런을 두들겨 맞아 3-11로 점수 차가 더 크게 벌어지며 승부가 결정났다.

토론토 타선은 총 5안타에 그치며 잠잠했고 9회초 추가 2실점해 3-13, 10점 차 대패를 당했다. 토론토는 이날 패배로 볼티모어전 2연패 포함 3연패에 빠졌다. 

토론토는 59승49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머물렀다. 3연승을 달린 볼티모어는 66승 41패로 지구 선두를 지켰다. 볼티모어와 토론토의 승차는 7.5게임으로 더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