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도 안정세 유지 전망… 폭염·태풍 등 기상악화 변수
상추, 논산·익산 침수 피해로 가격 강세 지속 전망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연이은 집중호우로 상추 등 일부 시설채소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소폭 하락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는 모양새다.

   
▲ 농림축산식품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2일 지난달 농축산물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0.1%에서 3월 2.3%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1.5%로 하락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채소류 가격이 점차 안정을 보이고 있으며, 다른 농축산물 수급 여건도 전반적으로 양호해 이달에도 소비자물가 안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폭염과 태풍 등 기상악화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품목별로는 배추의 경우, 재배면적 감소로 지난달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7.4% 감소했으나, 김치 제조업체 등 대량 수요처의 봄배추 저장량 증가와 여름배추 수요 감소 등 영향으로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42.8% 낮았다. 

이달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7% 감소할 전망인데, 최근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무름병 등 병해가 급속히 확산될 경우 출하량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는 수급 불안 발생 시 비축 중인 봄배추 8600톤(7월 31일 기준)을 도매시장에 집중 방출할 계획이다.

노지봄무는 작황 양호로 지난해 대비 생산량이 16.4% 증가해 지난달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34.7% 낮았다. 8월 여름무 출하면적은 지난해보다 12% 증가할 전망이나, 최근 잦은 강우와 고온 영향으로 단수는 감소할 우려가 있다. 정부는수급 불안 발생 시 비축 중인 무 4500톤(7월 31일 기준)을 도매시장에 집중 방출할 계획이다.

중만생종 양파의 경우,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6%, 평년보다 17% 감소(102만5000톤)했고, 긴 장마로 산지 출하량이 감소해 지난달 도매가격(kg당 1345원)은 가격이 높았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정부는 명절‧김장철 등 수요에 대비해 국산양파 6000톤을 비축하고,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공급 감소분 확보를 위해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을 증량해 지난달 하순부터 2만 톤을 우선 도입 중이다.

올해 마늘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6.7% 증가한 31만8000톤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개장한 창녕지역 산지공판장 평균 가격은 kg당 3137원으로 지난해(5197원)보다 39.6% 하락했다. 이에 정부는 지자체와 합동으로 저품위 마늘 4500톤을 출하 연기하고 농협을 통해 최대 1만 톤을 수매해 산지가격 안정과 단경기 공급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장마 영향으로 지난달 과채류 가격은 강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하순에 들어서며 점차 안정되고 있는 추세다. 다만, 상추는 주 출하지인 논산과 익산의 시설 침수 피해로 출하가 불가능한 면적이 다수 발생해 재정식 물량의 출하가 시작되기 전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마 직후 지속되고 있는 폭염은 8월 시설채소 생산에 중요한 변수다. 고온기에는 작물 호흡이 왕성해지며 광합성이 감소해 생육이 나빠지는 데다, 고온에 장기 노출 시 작물에 회복이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8월 출하장려금을 통해 시설채소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농협·농진청과 함께 시설채소 생산 안정을 위한 고온기 기술지도를 중점 추진한다. 특히, 시설 상추 침수피해 농가의 조속한 재정식을 위해 정식 비용 중 일부(36만원/660㎡)를 지원하기로 했다.

축산물은 닭고기를 제외한 한우, 돼지, 계란 가격의 경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닭고기는 여름철 보양식 수요로 가격이 높은 수준이지만, 중복 이후 수요 감소로 도매가격은 하락세로 전환됐다. 향후 계열업체 입식 확대 등으로 공급이 늘어나 점차 가격이 안정될 전망이다.

지난달 한우 공급량은 지난해 대비 8% 증가했으며, 도매가격(거세우)은 14.6%, 소비자가격(1등급 등심)은 9.2% 하락했다. 정부는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한 할인행사와 급식‧육가공 등 원료 사용 지원, 수출 확대 등 한우 수급 안정 대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돼지고기의 경우, 지난달 도축 마릿수는 지난해보다 3.5% 증가했으며, 도매가격은 kg당 5406원으로 지난해 대비 3.7% 낮은 안정적인 상황이다. 국내산 삼겹살 등 소비자가격 역시 지난해 대비 4.2%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까지 지난해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나, 다음 달에는 추석 성수기로 인한 수요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수급 상황을 지속 관찰하며 선제 대응할 계획이다.

닭고기는 종계 생산성 저하에 따른 병아리 공급 부족으로 지난달 하순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2.7% 높은 수준(kg당 3853원)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향후 계열화업체의 병아리 추가입식 지원과 육계 종란 수입을 통해 국산 닭고기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반기 할당관세 물량 3만 톤을 이달 말까지 조기 도입하고, 필요 시 추가 도입을 추진하는 등 공급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지난달 일일 계란 생산량은 평년 대비 1.5%, 지난해 대비 0.4% 많은 수준으로 안정적인 공급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 특란 30개 기준 산지가격(4752원)과 소비자가격(6323원)은 지난해 대비 각각 6.7%씩 낮았다. 정부는 현재 안정적인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여름철 폭염상황에 대비한 생산성 감소 방지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소비자 물가 부담 경감을 위해 가격이 높은 품목을 매주 선정, 1인당 1만원 한도로 20%(전통시장 30%)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오는 3~9일까지 할인하는 품목은 양파·상추·시금치·깻잎·닭고기·감자·오이·애호박·토마토·당근·청양고추 등 11종으로, 대형·중소형마트와 지역농협(하나로마트), 지역농산물(로컬푸드) 직매장, 전통시장, 온라인몰 등 다양한 유통경로에서 할인 받을 수 있다. 

김종구 유통소비정책관은 "집중호우로 상추 등 일부 시설채소 가격이 강세이나, 공급 여건 개선으로 가격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도 지나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자체 할인행사 추진 등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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