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예금금리 인상 등 영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지난 한달 간 11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몰렸다. 최근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고 있는 데다 새마을금고 사태 등이 불거진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지난 한달 간 11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몰렸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월말 기준 832조981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간 10조7070억원 늘면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정기적금 잔액은 41조2520억원으로 1조1679억원 증가했다.

은행 정기예금에 11조원에 육박하는 뭉칫돈이 몰린 것은 최근 예금금리가 인상된 데다 지난달 새마을금고 사태로 상호금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중은행으로 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수준에 그쳤던 은행권 예금금리는 최근 오름세를 보이며 연 4%대 고금리 상품도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모새양새다. 

국내 19개 은행이 금리를 공시한 1년 만기 정기예금 37개 중 34개 상품의 최고금리가 기준금리(연 3.50%)를 넘어섰다. 3개 상품은 연 4%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4.10%이고,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과 BNK부산은행의 더(The)특판 정기예금이 각각 연 4.20%, 4.00%의 최고금리를 제공한다.

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 말 금리 인상기 연 5%대 중반까지 치솟은 바 있다. 하지만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안정되고 금융당국이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을 우려해 은행권에 수신경쟁 자제령을 내리면서 예금금리는 올해 초 3%대로 떨어졌다. 예금금리가 최근 오른 것은 은행권 예대율 규제가 정상화되면서 은행들의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예금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동안 내림세였던 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최근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다시 상승 전환했다. 은행 주담대 금리뿐 아니라 정부의 대표적 정책모기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이달 11일부터 오를 전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28일 기준 연 4.33∼6.93%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 3.91∼7.02%를 기록했던 5월과 비교하면 상단은 0.09%포인트 하락했지만, 하단은 0.42%포인트 올랐다. 혼합형(고정) 주담대 금리도 오름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11월 연 4.90∼6.98% 수준이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4월 말 연 3.76∼5.86%까지 낮아졌다가 5월 말 연 3.92∼6.15%를 기록했다.

고정금리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도 오를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이달 11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주택가격 6억원 초과 또는 소득 1억원 초과 대상)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4.40%(10년)~4.70%(50년)를 적용한다. 이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금리가 약 6개월 만에 0.5%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