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입장문서 '박지원 겨냥' 직격탄 "폭로 뒤 숨지 말고 물증 제시하라"
"문건 증거 드러났다면 문재인 정권 '적폐 청산' 수사서 무사했겠냐" 반문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3일 "이명박 정부 홍보수석 재직 당시 국가정보원에 (언론장악) 문건 작성을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발언은 고위 공직을 두루 거친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무책임한 '카더라식' 발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박지원 전 원장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후보자가 국정원을 동원해 '언론장악'을 시도한 정황이 있는 문건을 직접 봤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직접 박 전 원장을 겨냥해 "박 전 원장은 폭로 뒤에 숨지 말고 당당히 물증을 제시하기 바란다"며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무차별 사찰과 도청이 이뤄졌던 김대중 정권의 핵심인 박 전 원장의 눈에는 모든 사안이 공작이자 음모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8.1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 후보자는 "박 전 원장이 봤다고 주장하는 문건 작성을 직접 지시했거나 실행했다는 증거가 드러났다면 1000여 명의 관계자가 수사받고, 200여 명이 구속된 문재인 정권하의 적폐 청산 수사 과정에서 내가 무사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방송에서 '대통령 후보 나오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발언으로 대통령과 참모 사이를 이간질한 데 대해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전 원장께서는 조선시대에 태어나셨더라면 5대에 걸쳐 영화를 누린 유자광을 뛰어넘는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에서 "나는 문재인 정권 당시 검찰 수사를 받았던 방송사 간부들로부터 '이동관이 시켰다는 진술을 하나만 해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얘기를 직접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 후보자는 "심지어 홍보수석 재직 당시 김재철 MBC 사장을 청와대 인근에서 93차례나 만났다는 MBC 노조의 일방적이고 허무맹랑한 주장을 검찰이 검증도 없이 고스란히 법원 제출 자료에 싣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입장문 마지막에서 이 후보자는 "나는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복원이 저의 과업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야권과 일부 언론이 저를 흠집 내기 위해 무책임한 의혹을 증폭시키다 못해 이제는 이런 '치졸한 공작'을 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