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또 한 번 만화같은 활약을 했다. 투수로 무실점 호투를 하다가 손 경련 증상으로 마운드에서 물러났는데, 타석에서는 시즌 40호 홈런을 날렸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경기에 선발투수 겸 2번타자로 출전했다.

'투수' 오타니는 무실점 호투를 했다. 4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1회초 안타와 실책으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리고도 후속 3타자를 내야 뜬공, 삼진, 내야 땅볼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매 이닝 주자를 1명씩 내보냈으나 특별한 위기 없이 4회까지 마쳤다.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오타니가 5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투구하는 오른손에 경련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 오타니가 투수(왼쪽)로 4이닝 무실점, 타자(오른쪽)로 홈런 포함 2안타 2볼넷 활약을 펼쳤다. /사진=LA 에인절스 홈페이지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닌 오타니지만 타자로는 계속 타석에 들어섰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치고 4회말에는 볼넷을 골라냈다. 

팀이 0-1로 뒤진 6회말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인데도 시애틀 선발투수 브라이언 우가 오타니와 승부를 피해 고의4구로 내보냈다. 큰 것 한 방을 맞기 싫어 고의4구로 내보낸 것이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 오타니는 곧바로 2루를 훔쳐 우를 흔들었고, 이후 에인절스가 연속안타를 쳐 2점을 내며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자 시애틀 세번째 투수 이사야 캠벨은 정면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잘못된 선택이었다. 오타니는 캠벨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0호 홈런을 기록하며 3-1로 점수 차를 벌렸다. 올 시즌 가장 먼저 40홈런 고지에 올라선 오타니는 홈런 2위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37개)과 격차를 3개로 벌렸다.

오타니가 비록 4회까지만 던졌지만 무실점 호투했고, 타석에서는 홈런 포함 2안타 2볼넷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오타니 덕에 에인절스는 8회까지 3-1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9회초 마무리 등판했던  카를로스 에스테베스가 케이드 말로에게 만루홈런을 두들겨 맞고 3-5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오타니는 이날 투수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을 3.43에서 3.32로 조금 끌어내렸고, 타자로는 타율을 0.301으로 높이고 40개의 홈런을 채웠지만 팀의 아쉬운 역전패로 웃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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