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전북 현대-인천 유나이티드가 맞붙는 FA컵(대한축구협회컵) 준결승전이 결국 연기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3 하나원큐 FA컵' 준결승 전북-인천 경기를 연기하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두 팀간 경기는 축구협회와 양 구단이 협의해 추후 일정을 공지하기로 했다.

축구협회는 "북상 중인 태풍 카눈 등 여러 요소가 가변적인 상황임을 감안해 어제 내린 연기 결정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잼버리 행사와 관련된 변수로 경기 참관을 계획했던 축구팬, 홈경기 및 원정경기를 준비하는 양 구단 등 모두가 일정과 준비에 차질을 빚은 점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 FA컵 8강전에서 광주FC를 꺾고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을 당시 전북 현대 선수단.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북-인천 경기가 연기된 것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파행 운영 때문이다. 세계적인 청소년 행사인 잼버리가 새만금 일대에서 개막했으나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데다 적절한 대처가 안돼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이에 이번 행사 가운데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K팝 콘서트를 지난 6일 새만금 특설 무대에서 열 예정이었으나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일정과 장소가 긴급 변경됐다.

이로 인해 9일과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기로 되어 있던 전북-인천의 FA컵 준결승, 전북-수원 삼성의 K리그 26라운드 경기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전북 구단은 7일 홈 두 경기 연기 결정을 갑작스럽게 하게 됐다며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고, 전북과 FA컵 준결승전을 위해 전주로 내려와 있던 인천 선수단은 철수했다.

그런데 태풍 카눈이 이번주 한반도로 상륙한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상황이 또 바뀌었다. 정부와 잼버리 주최측은 안전을 위해 잼버리 참가자들을 수도권으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했고, 11일 K팝 콘서트 장소도 다시 서울로 변경했다.

이렇게 되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9일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돼 전북-인천 경기 개최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미 전주를 떠난 인천이 훈련도 제대로 못하고 다시 전북으로 이동해야 하는 등 정상적인 경기 준비를 할 수 없게 됐다. 

인천은 경기를 예정대로 치르지 못하게 된 것이 홈팀 전북의 사정 때문이라며 대회 규정상 장소를 인천 홈으로 옮겨 치려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축구협회는 인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예 경기를 연기하는 쪽으로 최종 결정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