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세 이어질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반등하고 있다.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주들의 이자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채 등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반등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이 연 6%를 넘어섰다. 이들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4일 기준 4.08~6.937%, 주담대 고정금리(혼합)는 3.83~6.289%로 집계됐다. 신용대출은 금융채 6개월 기준 4.33~6.33%를 기록했다.

한은이 지난 2월 이후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음에도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고정금리 지표인 금융채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변동금리와 연동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월 3.44%, 5월 3.56%, 6월 3.70%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5월말 3% 후반대를 기록했던 고정금리 지표인 금융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지난 4일 기준 4.353%까지 올랐다. 새마을금고 사태로 인한 유동성 위기와 미국 국채시장 불안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대출금리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완화됐던 은행권 예대율 규제가 정상화되면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커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를 밑돌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며 자취를 감췄던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뿐 아니라 고정금리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도 시행 6개월 만에 금리가 오를 전망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이달 11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주택가격 6억원 초과 또는 소득 1억원 초과 대상)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4.40(10년)~4.70(50년)%를 적용한다. 특례보금자리론금리 인상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금리가 약 6개월 만에 0.5%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당분간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차주의 대출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연속 4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최근 대출금리가 올랐다"면서 "대출금리 인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차주의 이자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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