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삼성 등 호실적 공시…하반기도 증시 관심 이어질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실적에서 선방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분기 들어 2차전지 중심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거래대금이 다시 급증한 영향을 받은 양상이다. 증권사들은 리테일 측면 강화를 위한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실적에서 선방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연이어 상반기 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증권사들이 다소 악화된 성적표를 공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부동산PF 문제가 이미 기저에 깔려 있는 데다, 지난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따른 CFD 관련 리스크가 상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예측이 현실로 드러난 부분도 있지만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실적을 낸 회사들도 있다. 지난 8일 실적을 공시한 삼성증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은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24% 증가한 5421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세전이익은 37.93% 증가한 5502억원, 당기순이익은 40.05% 늘어난 4042억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6% 증가한 200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 1990억원을 소폭이나마 상회한 것이다. 특히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증시호조와 고객자산 순유입, 고액자산가 고객(자산 1억원 이상) 증가 등이 실적에 도움을 줬다.

같은 날 실적을 공시한 키움증권의 사례를 보면 거래대금 증가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로, 국내주식 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이다.

회사 측은 지난 8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1809억원으로 공시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2.1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상반기 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은 42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3% 급증했다. 회사 측은 주 수익원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에 대해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국내주식 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2분기 순영업이익이 2204억원, 순이익은 18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43%, 53% 증가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농협금융지주 내에서 NH투자증권의 순이익 비중은 21.5%로 늘어났다. NH증권의 경우 투자은행(IB) 관련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역시 준수한 실적을 공시하며 그룹 내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반면 하나증권은 2분기 4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나홀로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시장 악화에 따른 충당금 설정의 영향으로 순익이 크게 줄었다. 하나증권은 상반기 대손충당금으로 1051억원을 설정한 상태로, 전년 동기(38억원) 대비 약 27배나 급증했다.

일부 실적 쇼크를 경험한 회사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우려에 비해 선방한 회사가 많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전체 시장 거래대금이 지난 1분기 20조5000억원에서 2분기 24조3000억원으로 18.5% 급증한 점이 주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다수의 증권사들이 투자지원금 지원이나 수수료 할인 이벤트 등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는 이유도 고객 확보를 통한 리테일 부문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면서 “2차전지 광풍이 초전도체나 바이오‧반도체‧인공지능(AI) 등으로 넓혀질 판이 깔린 만큼 증권사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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