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실검' 기능 제한…신용‧대출 제한 사례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2차전지‧초전도체 등 테마들을 바꿔가며 ‘광풍’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금융당국이 여러 차례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 역시 자체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거나 신용대출을 제한하는 등 스스로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라 눈길을 끈다.

   
▲ 주요 증권사들이 자체 실시간 검색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거나 신용대출을 제한하는 등 '과열 방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 과열에 대한 여러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금융 당국은 물론 업계의 긴장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시작은 물론 2차전지 광풍이었다.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의 압도적인 상승이 정점까지 고조됐던 지난달 하순부터 막대한 자금이 테마를 따라 움직이는 테마수 수급장세가 펼쳐졌다. 

이후 2차전지 수급은 상온 초전도체 LK-99와 관련된 종목들의 급상승세로 연결됐다. 그 결과 국내증시의 거래대금은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48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27조214억원)과 비교했을 땐 소폭 감소한 수준이지만 지난 6월(19조1270억원)과 비교하면 38.46% 늘어난 것이고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 대금 17조6245억원, 2분기 21조1603억원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진다.

업계는 이와 같은 흐름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우선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들의 실적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 고객이 많은 키움증권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올해 2분기에 약 700억원 규모의 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을 쌓고도 전년 동기 대비 22.9% 늘어난 1300억원대의 이익을 남겼다.

반면 테마주 중심의 장세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2차전지는 물론 상온 초전도체 등에 대한 풍문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면서 또 다른 피해 사례가 양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8일 임원회의에서 최근 테마주 관련 주식시장의 급등락과 관련해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관련이 있다. 

결국 업계는 자체적인 ‘정화’를 위한 포석을 놓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은 이달 초부터 고객들의 검색량과 매수·매도 주문이 많은 종목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순위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잠시 중단하고 있다. 뇌동매매를 막겠다는 취지다.

신용·대출에 대해서도 기준을 높여가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9일 오후 6시부터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변경하고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다. 초전도체 테마 대장주로 손꼽히는 덕성‧신성델타테크 등에 대해서도 신용·대출을 막았다. KB증권을 비롯해 다른 대형사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곳이 많다.

삼성증권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고객에게 빅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시작한 서비스였으나, 초전도체 테마주 등을 추격 매수하는 고객들이 있어 기능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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