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체 뺀 양극재·폐식용유 재활용한 항공유 개발 중
혼합백신 연구 중…非석유화학 분야 연구 활발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LG화학이 사업 방향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필두로 친환경 소재, 혁신신약 개발 등 3대 신성장동력에 집중 투자해 석유화학 중심 구조에서 탈피한다는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61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9.9% 감소했다. 자회사로 있는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제외한 순수 LG화학의 2분기 직접 영업이익은 968억 원으로 1000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 LG화학 여수 CNT 1,2,3공장 전경(노란색 우측 맨앞부터 순서대로)./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은 석유화학 분야가 대외 변수 등으로 불황에 들어갈 경우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어 사업 구조 재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앞서 말한 3대 신성장분야에 매년 4조 원 이상을 투입해 3대 사업에서 2030년 매출 4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3대 신사업 중 가장 큰 부분은 단연 이차전지 소재 사업으로, 2030년 30조 원의 매출을 차지하도록 하려 한다.

최근 LG화학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서 전구체를 없애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팀을 꾸렸다. 

전구체는 양극재를 만드는 데 필수인 중간재로, 니켈 코발트 망간을 섞은 화합물이다. 여기에 리튬을 더하면 양극재가 된다.

전구체는 제조 과정에서 전기 사용량이 많고, 탄소 배출이 불가피해 환경에 좋지 않다.

탄소중립과 신기술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전구체 없는 양극재'가 만약 개발되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새 전기를 맞게 된다. 현재 글로벌 전구체 시장은 중국이 90%를 장악하고 있는데, 이를 탈피해 공급망 불안정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개발의 일환으로 폐식용유를 분해해 바이오디젤 원료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0년부터 핀란드 바이오디젤 기업인 ‘네스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폐식용유 등 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공급받아 납사분해공정(NCC)을 거쳐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LG화학은 한 발 더 나아가 폐식용유로 바이오디젤 항공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폐식용유를 더욱 원활하게 공급받기 위해 폐식용유를 생산 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신약 분야에서 영아용 혼합백신의 첫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LG화학은 이와 관련해 최근 '정제 백일해(acellular Pertussis, aP)' 기반 6가 혼합백신 'APV006'의 국내 임상 1상에 첫 시험자를 등록했다.

'APV006'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뇌수막염, B형간염 등 6개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5가(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뇌수막염) 백신 대비 접종 횟수를 2회로 줄일 수 있다.

LG화학이 APV006 개발에 나선 것은 해외 제조사의 국가별 공급전략, 품질이슈 등에 의존해 국내 백신 공급 안정화에 지장을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3대 신성장분야로를 단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아닌 주력 사업 전환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친환경·미래 고부가가치 중심의 혁신을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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