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정권수립 75주년엔 민간무력열병식 예고…벌써 준비 정황“
전문가 “전쟁대비태세 점검하고 전쟁준비하는 위험한 신호 중 하나”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7월 27일 6.25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개최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1일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달 27일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 열병식 훈련장에 열병식 당일과 다음날 텅 빈 공터가 발견됐으나 지난 1일과 4일 사이 다시 찰ㅇ이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특히 “9일 북한 열병식 훈련장의 북부 중앙지대 공터에서 차량이 만들어낸 검은색 빛깔이 포착된다”며 “약 200대로 추정되는 차량은 공터의 약 90%를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 북한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2023.7.28./사진=뉴스1

그러면서 “차량이 발견된 공터는 북한이 열병식 훈련을 앞두고 차량을 주차하는 곳으로, 이곳에 차량이 들어섰다는 것은 열병식 훈련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했다. 이어 “다만 나머지 공터는 여전히 비어있고, 병력이 도열한 모습도 보이지 않아 아직 준비 초기 시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볼 때 북한은 오는 9월 9일 정권수립 75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들어 지난 2월 8일 건군절 열병식, 7월 27일 전승절 열병식을 개최했으므로 이번 정권수립 열병식까지 연다면 올해 3번째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이다.

북한 관영매체도 정권 수립 75주년인 다음달 9일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한다고 전날 예고한 바 있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이 문제가 토의됐다고 노동신문 등이 전했다.

   
▲ 북한이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인 27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2023.7.28./사진=뉴스1

북한이 한 해동안 세 차례의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은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정권 들어 열병식을 자주 햇는데 1년에 3번 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보인다”며 “민간무력 열병식이란 표현을 썼는데 2021년 9월 9일에도 민간 및 안전무력 열병식으로 개최한 바 있다. 우리의 민방위에 해당하는 노동적위군, 사회안전군, 소방대 부대들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북한의 9.9절 열병식은 앞서 두 번의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무력을 과시한 것과 달리 재래식 무기가 주로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연속적으로 열병식을 개최하는 것은 구성원의 모든 단위를 동원해 준비태세를 강조하는 것이므로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비롯해 120만 정규군대와 노동적위군으로 무장된 가장 방대한 규모의 민간무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은 이번 군사회의에서 남한 지도의 서울과 계룡대 지역을 가리키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전쟁준비 돌입을 시사했다. 연이어 열리는 열병식은 내부결속과 대미·대남 적대의식을 고취시키면서 전쟁을 준비하는 위험한 신호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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