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카자흐 세계태권도대회·내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 확실시
U-23 아시안컵 축구대회 돌연 불참…월드컵 참가 여부 지켜봐야
9월 유엔총회에 최선희 외무상 참석한다면 국제 외교무대 첫 연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제체육대회에 참가할 의향을 보이면서 대외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계기로 국경을 개방하고 오는 9월 유엔총회에 최선희 외무상이 참석하는 등 외교전도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11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19~27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대회에 참가한다. 또 다음달 23일~10월 28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참가신청도 마쳤다. 북한은 2026년 월드컵에도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북한은 다음달부터 열리는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축구대회 예선 참가를 신청했다가 돌연 불참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북한 축구협회가 최근 U-23 아시안컵 대회 예선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AFC는 북한의 불참 통보 시기나 이유에 대해선 “북한 축구협회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이로써 북한은 축구 예선을 겸하고 있는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북한의 월드컵 예선 참가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이처럼 북한이 국제체육대회에 참가할 결심을 한 것은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정부 들어 한국과 미국이 북한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제기하면서 국제공론화시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를 염두에 두듯 북한은 지난 1일 평양에서 ‘장애자(장애인) 및 애호가체육경기대회’를 개막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은 세계 유일하게 1인 독재자의 3대 세습국가로서 폐쇄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을 봉쇄하고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도 불허하면서 더욱 고립된 측면이 있다. 지난달 중순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선 북한의 외교 우방인 아세안까지 북한의 무력도발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 안광일 북한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 대사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옆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2023.7.14./사진=연합뉴스

따라서 북한이 세계적인 코로나19 종식 선언에 맞춰 국경을 개방하고 본격적인 대외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미 북한은 7월 27일 ‘전승절’로 기념하는 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중국과 러시아 정부 대표단을 각각 초청했으며,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러시아 국방상과 함께 무기전시회장을 찾아 ‘방산 세일즈’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일단 중국·러시아를 상대로 외교전에 시동을 건 북한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유엔총회에 동시에 참석해 외교 운신의 폭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카자스흐탄 국제태권도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는 100여명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항저우 아시안게임엔 200여명의 선수단이 참석할 것이란 우리정부 당국의 예상도 나왔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최선희 외무상이 직접 참석한다면 양자회담 개최 여부도 주목된다. 북한의 유엔 연설은 26일 오전 시리아, 바레인, 교황청에 이어 4번째 순서로 예정돼있다. 지난해 6월 임명된 최 외무상은 아직까지 국제무대에 나서 연설을 한 적이 없다. 북한은 2014년과 2015년에 리수용 외무상,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리용호 외무상이 뉴욕에서 직접 연설했지만 2019년부터 김성 대사가 연설해왔다.

한편, 중국 베이징 소재 북한전문 여행사 ‘고려투어’가 11일 홈페이지 게시글에서 “북한이 매우 조만간 국경을 공식 개방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우선 개방은 북한인을 대상으로 한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북한은 이미 방역을 전반적으로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행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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