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10월까지 연장…물가 상승·경제 회복 악영향 조기 차단
산업부, 정유업계 협조 당부…유가 상승분 이상 가격 인상 자제 요청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최근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정부가 유가 안정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통상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면 전반적인 물가 인상은 물론 상당수 원자재를 수입하는 우리나라 무역구조 특성 상 수입가격 상승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유류세 인하 조치를 10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사진=김상문 기자


아울러 회의에 참석한 정유4사,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한국석유공사, 농협경제지주, 한국도로공사 등에게 유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당초 정부는 현행 유류세 인하 조치를 8월 말 끝내려 했으나 최근 유가의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국민 생활 물가 부담을 덜고 경제에 악영향을 줄 요인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세금 인하를 연장했다.

최근 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01달러(1.27%) 오른 배럴당 80.3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10월물 브렌트유도 0.37달러(0.44%) 상승한 배럴당 83.82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국내 휘발유는 1700원대, 경유는 1500원대를 넘어서며 물가 상승 및 국민 생활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국제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석유 수출국들이 감산을 지속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지난달부터 하루 100만배럴 규모를 감산하고 있는데, 다음 달은 물론 그 후로도 필요할 경우 감산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900만배럴인데, 이는 최근 2년 내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감산 의지가 강하며,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유가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정부는 또한 정유업계의 유가 안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유법민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정부가 국민 부담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를 결정한 만큼 업계도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정유업계가 국제 유가 상승분을 초과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유가가 안정세에 접어들 때까지 정부가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는 정유사에 "알뜰주유소가 가격 안정화를 위해 더욱 선도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유업계는 최근 유가 상승을 반기면서도 지난해 횡재세 논란처럼 불똥이 튈까 주의를 기울이는 분위기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적절한 수준의 유가 상승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처럼 유가가 너무 오르면 물가나 경제에 안좋은 영향을 줘 오히려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가격 안정이 소비자 수요를 유지시키는 긍적적인 부분이 있다면서도 유가 인상 억제 등 정부의 추후 방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정유사 입장에서는 70~80달러 수준의 유가에서 정제마진이 형성되는 정도가 가장 부담이 적고 안정적이다"라며 "고유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결국 제품 수요를 저하시킬 수 있어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는 업계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상황을 파악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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