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가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해 어려워진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그룹과 계열사가 모두 동참해 내수 진작과 지역경제 회복 실천에 동참하고 있다.

먼저 한화그룹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50억원어치를 구입해 임직원 모두에게 휴가 전에 10만원씩 지급한다. 이를 통해 전국의 전통시장과 휴가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 국내 주요기업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그룹과 계열사가 모두 동참한 내수 활성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 연합뉴스

또한 이번 휴가철을 맞아 임직원에게 그룹 방송과 사내 통신망을 통해 국내여행을 적극 장려하고, 자매결연을 맺은 농촌지역 마을을 방문해 특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연차휴가 사용을 적극 권장하며,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직원들에게는 수십만원에 상당하는 한화리조트 상품권을 별도로 지급한다. 상품권은 전국 12곳의 한화리조트와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등 부대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어 주변 관광지까지 함께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테크윈은 3일 이상 장기 연차를 사용하는 임직원에게 1일당 5만원의 온누리 상품권을 추가 지급하는 휴가 장려 정책을 통해 재래시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한화생명도 내수 살리기 차원에서 하계 집중휴가 기간을 운영한다. 보험영업 특성상 휴가를 2~3일 정도로 짧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올해는 내수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부서장 책임하에 1주일씩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회사별로 자매결연을 맺은 농촌지역으로 휴가를 장려하고 지역 특산물을 직원들에게 판매하는 일일장터도 열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올 가을 서울 여의도 63빌딩 본사에서 자매결연을 맺은 충남 청양군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한 장터를 열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관계자는 “이번 여름휴가뿐 아니라 향후에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내수살리기를 위해 추가적으로 계열사별 특성에 맞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세부화해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70억원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구입해 직원들과 협력회사에게 지급해 국내 소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협력사의 재정 부담을 분담하고 위기 극복을 지원하기 위해 6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조성해 협력사에 무이자로 대출을 지원하는 자금 지원에 나선다. 이 자금은 금융기관 이자가 부담되거나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들에게 지원된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사업장 인근 지역의 쌀 500포대를 소비하는 로컬 푸드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오창공장은 청주 공예비엔날레, 청원 생명축제 등 지역 행사를 후원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파주 사업장 내에 경기 지역 농산물 직거래 판매장을 열고 지역 사회 농가에 힘을 보태고 있고, 앞으로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역 사회 특산물을 상시 판매할 예정이다.

   
▲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경제난 극복을 위한 경제계 긴급 간담회'에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국내 대기업 사장단은 전통시장 살리기, 국내 여행 가기 캠페인, 외국 관광객 유치 등 내수활성화 사업에 적극 동참할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전국 지방 사업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임직원 사회 봉사단을 중심으로 가뭄 지역에서의 봉사활동도 진행한다. LG디스플레이 신입사원들은 구미 인근 지역을 찾아 농촌일손돕기를 펼치고 서브원 임직원들은 강원도 홍천군을 찾아 일손을 보탤 계획이다.

메르스로 인해 일시 중지 되었던 사회공헌 활동도 다시 시작한다. LG이노텍은 주 1회 전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봉사를 하는 전사 봉사의 날인 ‘Happy Day’를 이달 초부터 재개해 독거노인과 불우이웃, 장애인을 돕는 활동을 진행중이다.

LG CNS도 임직원들이 직접 청소년들에게 IT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해 주는 ‘LG CNS 스마트 아카데미’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LG그룹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 등으로 인해 침체된 내수 경제 활성화와 극심한 장기 가뭄, 그리스 위기 등으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 힘을 보탤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전통시장 상품권 구입, 농수산물 소비 촉진 운동, 지역 봉사단 파견 등 다양한 활동을 예정대로 실천할 방침”이라고 했다.

롯데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임직원들이 휴가에 연차를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동시에 계열사별로 하계 휴양소를 운영하고 숙박비를 지원한다. 특히 롯데호텔은 전국 11곳의 체인 호텔과 리조트에서 임직원에 대해 특별할인을 적용하고, 임직원 특별 패키지 상품을 정상가보다 최대 70% 싼값에 제공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근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고 있지만, 국내 경기가 여전히 어렵고 유통·관광 업계의 불황이 길어지는 것을 고려한 조치”라며 “그룹 차원의 국내 휴가 지원이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납품대금 조기 지급을 통해 내수 경기 살리기에 동참한다. CJ제일제당 등 10개 주요 계열사는 2만여 중소 납품업체들에 7월분 납품 대금을 당초 일정보다 서둘러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에 기존 지급일보다 평균 한 달 정도 먼저 풀리는 납품 대금은 모두 7600억원 규모다. 더불어 지역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임직원들의 국내 여행을 적극 권장할 방침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조기 대금 지급이 내수 부진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협력업체 등과 연계해 전국 주요 CGV 극장에서 직거래 장터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