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 융자 잔고 올 들어 최대치…리스크 관리 전략 필요할 때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활개를 치고 있다. 이차전지 테마주 열풍에 올라탄 개미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대내외 환경 불안 속에서 증시가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경우 반대매매가 일어나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에서도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활개를 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이하 신용잔고)는 20조5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최대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란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연초까지만해도 16조5310억원 수준이던 신용잔고는 이달 들어 4조원 넘게 뛰었다. 지난달 말(19조7380억원)과 비교해도 819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신용잔고가 모두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잔고는 10조6470억원으로, 지난달 말(10조590억원)보다 5880억원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의 신용잔고는 지난달 말(9조6790억원)보다 2310억원 늘어난 9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의 경우 신용잔고 증가세가 더욱 가팔랐다. 이 기간 코스피의 신용잔고 증가율은 5.8%로 코스닥 시장 증가율(2.3%)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신용잔고 상위 종목에는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최근 가격 조정기를 거치는 상황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이를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이차전지 매수 기회를 놓치고 상승세를 지켜 본 투자자들이 오히려 지금이 저가 매수 타이밍이라 생각해 새롭게 이차전지 종목을 사들인 것 같다”면서 “올해 시장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상승세를 보였기에 이번에도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증시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근 미국 긴축 장기화·중국 부동산 부실 우려가 확산되면서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통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신용잔고가 증가하는 건 흔하지 않다”면서 “신용잔고가 늘었는데 중국 부동산이나 미국 인플레이션 관련 리스크 등 대외 변수가 부각돼 주식이 하락하면 반대 매매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우려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테마성 종목은 지속해 상승하기 어렵고 대외변수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큰 손실로 반영될 수 있다”면서 “현금 비중을 늘리고 종목이나 업종을 다변화해 투자하는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