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수단 삼은 지인 차량 통해 신원 특정
[미디어펜=이다빈 기자]대전의 한 신협에 들어가 현금 3900만원을 탈취하고 도주했던 용의자가 베트남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전경찰청은 22일 신협 은행강도 용의자로 지목된 40대 남성 A씨가 지난 20일 베트남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형사기구(인터폴)에 공조 요청을 통해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A씨 도주 이동 수단으로 사용했던 지인 명의의 차량을 분석한 뒤 범행 발생 나흘만인 지난 21일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A씨는 전날 이미 베트남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범행 전날 대전 서구와 유성구의 한 상가 앞에서 오토바이 2대를 훔쳐 은행 강도 범행에 이용했다. 

경찰은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A씨의 범행 전후 이동 동선을 분석해 A씨가 지난 17일 서구에서 오토바이를 훔치는 모습과 이후 승용차 1대를 이용하는 것을 포착했다.

앞서 A씨는 18일 정오께 대전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 들어가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미리 준비한 흉기로 직원을 위협해 3900만원을 빼앗고 사전에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서대전나들목을 지나 유성구 대정동 방향으로 도주했던 A씨는 1∼2시간 사이 충남 금산까지 접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이용한 오토바이 1대는 대전 도심에서, 다른 1대는 충남 금산에서 각각 발견됐으며 그는 이후 택시 등을 타고 대전으로 다시 들어와 도주를 이어 나갔다.

경찰은 지난 19일 이 오토바이 2대에 대해서도 감식을 진행했지만 신원을 특정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은 해외로 도주한 뒤에야 뒤늦게 피의자를 특정했지만 국제 공조 수사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은행강도 행각을 벌이기 전 범행에 사용할 오토바이를 훔치는 과정부터 CCTV에 포착될 것을 우려해 이동 동선을 짜는 주도면밀함을 보였으며 훔친 오토바이 2대를 번갈아 타며 은행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수사에 혼선을 유도했다.     

A씨의 도주 동선을 파악하는 데만 주력했던 경찰은 출국 사실을 알지 못해 공개수배를 내리거나 사전 출국 금지 조치를 하지 못했다.

A씨는 특정한 직업이 없고 미성년자일 때 강도 범행을 한 전과도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지인과 함께 신협 직원 등을 대상으로도 조력 여부 등을 광범위하게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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