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회수 채권 800억 등 실질적 재무부담 증가
"공공공사 물량 한계…민간사업 비중 늘려 미래 준비"
[미디어펜=김준희 기자]대보건설이 민간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가중된 모양새다. 다만 기존 대보건설의 ‘캐시카우’인 공공공사 물량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 대보건설 CI./사진=대보건설


2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대보건설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제6회 무보증사채(P-CBO) 신용등급으로 ‘BBB-(안정적)’를 부여받으며 이전 등급을 유지했다.

대보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8351억 원, 영업이익 2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0.8% 감소했다.

대보건설은 공공공사가 건설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대보건설은 최근 3년 평균 건설매출의 4.2배에 해당하는 2조6000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공공공사가 약 80%에 달한다.

아울러 최근 유통부문 사업 확장을 통해 매출 비중이 2018년 8.3%에서 지난해 27.9%로 증가하면서 외형 측면에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공공공사와 유통사업의 구조적인 수익성 제약으로 인해 영업실적 개선 측면에선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보건설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85.4%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90.8%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3.2%, 지난해 2.5%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2.2%로 내림세다.

현금흐름 또한 부진하다. 올해 6월 말 기준 공사미수금 및 대여금 등 미회수 채권 규모는 800억 원(대손충당금 설정 전 기준)을 웃돌고 있다. 대구 신서 현장을 포함한 일부 민간 도급사업장 분양실적 부진 등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비주택 및 민간 참여형 공공공사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재무부담이 가중됐다는 게 한국신용평가 측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특수목적법인(SPC) 지분 투자 및 시행사 대여금, 용지 투자 등 선투입 자금소요를 차입금과 상환우선주 등으로 대응함에 따라 실질적 재무부담은 과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책임준공 의무를 제공한 일부 현장에서 공사대금 회수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또한 일정 수준 확대됐다는 평가다. 올해 6월 말 기준 주요 우발채무로는 책임준공 미이행시 조건부 채무인수 1966억 원, 상환우선주 관련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인수 300억 원 등이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건설자재가 상승을 비롯한 공사원가 부담, 공공공사 비중 확대에 따른 채산성 저하 등이 수익성 측면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금창출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준공 사업장 관련 채권 회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 개선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보건설 측은 공공공사 물량 한계에 따른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민간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일시적 부담 증가라는 설명이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값 상승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매출원가율이 지난해 하락하는 등 선방하고 있다”며 “공공공사 용지가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민간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등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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