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모집에 약 3배인 3550억 주문 접수
건설 '맏형' 자존심 세워…2400억 증액 발행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총 12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배 가까운 금액을 주문받으면서 흥행에 성공한 현대건설이 2400억 원 증액 발행을 확정했다.

업황 악화에도 재무안정성을 앞세워 공모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이번 결과가 건설채 투자심리 반등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현대건설 사옥 전경./사진=현대건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날 실시한 총 1200억 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55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는 당초 모집액 대비 3배 가까운 규모다.

만기별로는 600억 원 규모 2년물에 1650억 원, 600억 원 규모 3년물에 1900억 원이 접수됐다. 모집액 기준 가산금리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2년물과 3년물 각각 +0.05%포인트, +0.00%포인트다. 앞서 현대건설은 공모희망금리로 개별민평금리에 -0.3~+0.3%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실시했던 회사채 발행에서도 선방한 바 있다. 당시 총 1500억 원 규모 모집에서 수요예측 결과 약 3200억 원 자금이 몰리면서 최종 17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반년 만에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 가운데 이번 수요예측에서는 당초 모집액의 3배 가까운 자금몰이에 성공하면서 건설업계 맏형으로서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전액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내달 2000억 원을 비롯해 11월 500억 원, 내년 2월 1400억 원 등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이 회사채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배경으로는 탄탄한 재무력이 꼽힌다. 현대건설은 이번 공모채 발행을 앞두고 실시한 신용등급 평가에서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각각 ‘AA-(안정적)’를 부여받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별도기준 현대건설 순차입금은 -3000억 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14.3%, 14.6%로 양호한 편이다. 2016년 이후 실질적 무차입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또한 올해 6월 말 별도기준 5조2000억 원 규모로 위험 수준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현대건설 수주잔고는 건설매출의 약 4배 수준인 95조3000억 원, 유동성은 4조5000억 원으로 풍부한 수준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사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이 더딘 가운데 이번 현대건설 공모 결과는 수요자들의 건설채 투자심리 가늠자로 꼽혔다.

여전히 건설업계를 비롯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지만 현대건설이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선방하면서 투자심리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현대건설은 이번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최대 발행액인 2400억 원까지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발행 금리는 2년물과 3년물 모두 개별민평금리 대비 +0.1%포인트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주택시장에서 미분양이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가 대구 지역 악성 미분양도 과거 대비 양호한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시장에서 건설채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올라오는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도 국내외 고른 수주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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