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8일 최종 후보자 1명 선정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후보로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허인‧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이 선정됐다. 그룹 내에선 내부출신 인사가 KB금융을 이끌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한 가운데 금융권에선 최종적으로 KB금융의 차기 회장 후계 구도를 구축해 온 '허인·양종희' 부회장이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한다. 

   
▲ (왼쪽부터) 양종희·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사진=KB금융지주 제공.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전날 오전부터 회의를 열고 1차 숏리스트 후보군 6명(내부 후보자 4명·외부 후보자 2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와 심사를 통해 2차 숏리스트 3명을 압축했다. 2차 숏리스트 명단에는 1961년생 동갑내기인 허인‧양종희 KB금융 부회장과 외부 후보로 하나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지낸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KB금융은 그룹을 이끌 차기 수장을 육성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며, 지난 2020년 부회장직을 신설해 경영승계를 준비해 왔다. 금융권에선 KB금융의 경영승계 상시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일찌감치 차기 회장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돼 온 허인‧양종희부회장 간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출신인 김 회장은 2020년 윤종규 회장의 3연임 당시에도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다만 그룹 내부에서 내부 출신 인사가 차기 회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여론이 강한 가운데 KB 내부 입지가 공고하지 못한 점은 차기 회장 선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크다.

허 부회장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 KB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에 이어 2017년 11월부터 2021년 말까지 국민은행을 이끌었다. 당시 디지털부문 경쟁력 강화로 리딩뱅크를 탈환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초 부회장 자리에 올라 현재 글로벌·보험부문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같은 과 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과는 1년 후배다.

양 부회장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를 이끈 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맡아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부터는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을 맡았고 2021년 가장 먼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개인고객, 자산관리(WM)·연금, 중소상공인(SME) 부문장을 맡고 있다.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힌다.

오는 11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윤 회장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난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6일 회추위에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변화를 위해 KB금융그룹의 바톤을 넘길 때가 됐다"며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후임 회장에 선임되길 바란다"고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회추위는 이날 2차 숏리스트에 확정된 3명을 대상으로 다음 달 8일 인터뷰를 통한 심층 평가를 통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자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9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 절차를 거쳐 11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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