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SEC 심사승인 여부에 시장 시선 집중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대표적인 가상자산 비트코인을 ‘현물’로 거래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에서 상장될 가능성이 최근 부각되면서 가상자산 시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기대감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급등했지만, 해당 ETF 출시 기대시점이 다시 한 번 늦춰지면서 가격도 큰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관건은 미국의 금융감독원 격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 여부다.

   
▲ 대표적인 가상자산 비트코인을 ‘현물’로 거래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에서 상장될 가능성이 최근 부각되면서 가상자산 시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잠시 상승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약 5% 상승하며 시선을 집중시킨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밤 다시 4% 가까이 하락하며 최근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앞으로도 가격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탈중앙 기치를 내세우며 자산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파급력을 얻게 된 비트코인은 최근엔 ‘디지털 금’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시장의 심리를 대변하는 지표로서 움직이는 경향을 나타냈다. 그러다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이 추진되면서 가상자산 시세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미 시장에는 비트코인 선물 ETF가 상장돼 있지만 현물 ETF는 아직 없다. 선물 ETF와 달리 현물 ETF는 거물급 운용주체들의 ‘실제 구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수급에 대한 커다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변수는 지금까지 비트코인 선물 ETF를 승인해온 미 SEC가 현물 ETF에 대해서만큼은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 SEC는 미국의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가 신청한 현물 ETF 신청을 반려했고, 결국 이 문제는 법원으로까지 가게 됐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은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여부를 ‘재심사’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미 여러 차례 선물 ETF를 승인해 온 SEC의 입장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 판결의 요지였다. 시장은 다시 한 번 환호했다. 

하지만 SEC는 다시 엄격한 입장을 고수했다. SEC는 이날 블랙록 등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결정을 오는 10월 중순으로 일괄 연기한다고 알렸다. 주요 가상자산들이 일제히 최근 상승분을 모두 뱉어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포함해 피델리티(와이즈 오리진)와 인베스코, 위즈덤트리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7개의 현물 ETF 승인이 일제히 미뤄졌다. 피델리티와 위즈덤트리 등이 낸 신청서는 내달 17일, 발키리는 내달 19일로 각각 연기됐으며 비트와이즈의 결정 시한은 내달 16일이다.

만약 SEC가 내달 이후에라도 현물 ETF를 승인할 경우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실제 유입된다는 기대감과 함께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한 번 성장 모멘텀을 갖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은 여전히 존재한다. 현물 ETF 상장의 효과가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상자산에 대한 논의가 한동안 뜨겁게 지속될 것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물 ETF 승인이 가격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지만 가상자산이 점점 시장의 중심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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