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평 "25개 증권사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 47.6조원"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부동산에 의존한 대형과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시장이 회복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제기됐다.

   
▲ 부동산에 의존한 대형과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시장이 회복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김상문 기자


4일 나이스신용평가는 25개 증권사의 국내외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이 지난 6월 말 기준 47조6000억원으로 시장 회복이 늦어져 투자액이 회수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평 측 설명에 따르면 초대형사는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증권 등 8개다. 대형 증권사는 키움·대신·한화·유안타·교보·신영·현대차·하이투자·IBK투자·BNK투자증권 등 10개, 중소형사는 유진투자·이베스트투자·DB·다올투자·부국·SK·한양 등 7개사로 분류됐다.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1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업장이 정상화하지 않아 잠재 부실 가능 위험노출액(요주의 이하여신과 10억원 이상 펀드 중 평가손실 20% 이상 발생한 펀드)은 지난 3월 말 기준 6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올해부터 오는 2026년 중에 만기가 도래하는 자산이 매년 1조원이나 된다.

이예리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돼 부동산 사업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거나 자금 재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자산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례가 늘어 증권사가 부담해야 하는 손실액도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던 국내 PF 위험노출액 5조2000억원에서 73%가 만기 연장됐다. 브릿지론 대부분이 본 PF로 전환하지 못하고 만기 연장됐으며, 본 PF 중에선 미분양 담보대출 혹은 상각 처리로 해소된 사업장도 많았다.

대부분 미국과 유럽 오피스가 많은 해외 부동산 위험노출액 중에서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던 2조6000억원 중 90%가 만기 연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만기 연장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와 사업성 하락 등으로 최종 손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 "증권사들의 연간 핵심 경상 수익에서 판매관리비를 제외한 연간 실질 손실 흡수 능력은 초대형사 평균 5500억원, 대형사 평균 1400억원, 중소형사 평균 300억원으로 각각 추정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초대형사는 연간 국내 36개 사업장 혹은 해외 17개 사업장이 전액 손상 처리해도 경상적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면서 "대형사는 연간 국내 11개 사업장 혹은 해외 5개 이상의 사업장이 전액 손상 처리되면, 중소형사는 연간 5개 이상의 국내 사업장이 전액 손상 처리되면 각각 경상적으로 적자 전환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원은 "중소형사와 부동산 금융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해온 대형사는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사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낮아 감내할 수 있는 손실 규모가 작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에 대한 증권사별 대응 능력을 점검하고 필요시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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