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인범이 갈등 끝에 올림피아코스(그리스)를 떠나 세르비아 명문 클럽 츠베르나 즈베즈다로 이적했다.

즈베즈다 구단은 5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과 4년 계약을 맺었다"고 황인범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황인범의 이적료는 500만~550만 유로(약 71억~78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 즈베즈다 구단이 황인범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즈베즈다 SNS


황인범은 지난 시즌 몸담았던 올림피아코스 구단과 계약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황인범은 1년을 뛰고 나면 이적할 수 있다며 이적을 요구했고, 올림피아코스 구단은 아직 2년 계약이 더 남았기에 이적하려면 상당한 금액의 이적료를 맞춰줘야 한다고 맞섰다.

이같은 갈등은 황인범이 올림피아코스 입단 당시 특수한 상황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이 지난해 7월 올림피아코스 입단 당시 원 소속팀은 러시아의 루빈 카잔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루빈 카잔에서 뛰지 못하게 된 황인범은 FC서울 단기 임대를 거쳐 올림피아코스에 입단했다. 

황인범 측은 FIFA(국제축구연맹)가 정한 특별 규정에 따라 루빈 카잔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던 올해까지 1년만 올림피아코스와 계약을 헸고 이후 2년은 옵션이라며 이적을 요구했다. 하지만 올림피아코스 구단은 당초 옵션 없이 3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이적료 없이는 이적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문제로 인해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의 훈련 및 경기에서 제외됐고, 올림피아코스 팬들은 황인범이 계약을 어기고 이적을 추진한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황인범은 지난 시즌 올림피아코스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아 리그 32경기 포함 총 40경기에 출전했다. 리그에서 3골 4도움을 기록했고 유로파리그 예선과 컵대회에서 각각 1골씩 넣었다. 특히 팀의 플레이메이커로 중원의 에이스 활약을 했기에 황인범은 팀과 팬들의 성원을 듬뿍 받았다. 그런 황인범이 팀을 떠나겠다고 하니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황인범 영입에 관심을 둔 구단은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림피아코스는 적절한 이적료를 제시한 즈베즈다와 합의하며 황인범의 이적을 받아들이기에 이르렀다.

황인범의 새 소속팀이 된 즈베즈다는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를 연고로 하는 세르비아의 대표적 명문이자 최강팀이다. 세르비아 수페르리가에서 2017-2018시즌부터 6연패를 달성했고, 유럽 클럽대항전에도 단골로 출전해왔다. 1990-1991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2023-2024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올라 있는 즈베즈다는 지난주 실시된 조 추첨에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라이프치히(독일), 영 보이스(스위스)와 함께 G조에 편성됐다. 황인범이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음으로써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맨시티 등을 상대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한편 황인범은 즈베즈다 이적이 확정된 후 개인 SNS에 영어로 "올림피아코스 팬들에게 모든 것에 대해 감사 드린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지난 시즌에 보내 주신 응원과 사랑을 생각하면 (이적 문제가 불거진 후) 내가 받은 모든 비난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면서 "또한 팀동료들,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챔피언 타이틀을 되찾고 유로파리그에서도 성공을 거두기를 기원한다"는 작별 인사를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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