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향후 3년간 약 4조원 투자 계획…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로부터 재원 확보
[미디어펜=이동은 기자]포스코가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의 든든한 자금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이 향후 3년 간 4조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세운 가운데 포스코로부터 해외 계열사 매각을 통해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한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가 이를 활용한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포스코퓨처엠 투자 계획./자료=포스코퓨처엠 반기보고서

6일 포스코퓨처엠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광양 양극재 3∙4단계 △포항 양극재 1단계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광양 전구체 2단계 △캐나다 퀘백 양극재 1단계 등의 프로젝트에 총 1조4518억 원을 투입했으며, 추가로 1조3039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포항 양극재 2-2단계 생산 Line-up 확대 △국내 전구체 합작투자 △캐나다 퀘백 양극재 2단계 생산 Line-up 등의 프로젝트에 2025년까지 1조7167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7월 24일에는 광양 율촌 제1산업단지에 2025년까지 ‘EV 배터리용 하이니켈계 NCA 양극소재 공급을 위한 시설 투자(광양 양극재 5단계)’를 위해 6834억 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현재까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의 예정된 투자 규모는 3년간 3조704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포스코퓨처엠은 화려한 외형성장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대대적인 설비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 포스코퓨처엠 재무실적./자료=포스코퓨처엠 반기보고서
포스코퓨처엠의 자산과 매출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설비 투자 비용도 크게 확대되면서 이익이 늘어나는 속도는 더딘 편이다. 포스코퓨처엠의 자산 규모는 2018년 9476억 원에서 지난해 4조6375억 원, 매출은 1조3836억 원에서 3조3019억 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63억 원에서 1659억 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한 자본적지출은 2018년 약 1000억 원에서 지난해 약 670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최근 5년간 자본적지출은 약 2조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차입금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2019년부터 매년 2000억~3000억 원의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포스코퓨처엠의 부채총계는 2019년말 7238억 원에서 지난해말 1조9868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두 차례 채권 발행을 통해 7000억 원을 조달하면서 상반기 말 기준 부채총계는 3조2666억 원이다. 지난 달에는 우리은행과 이차전지 소재산업 육성 관련 시설투자와 해외사업 진출 등 3년간 2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규모 투자를 위한 시기이기 때문에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부담이다. 포스코퓨처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75.0%에서 상반기 말 119.7%까지 올랐다.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

포스코퓨처엠도 컨퍼런스콜과 사업 발표를 통해 “2027년부터는 내부 창출 현금으로 투자비를 조달할 수 있지만, 그 전에는 1~2회의 유상증자가 예상되며 적정 부채비율 유지를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며 “포스코홀딩스와 다양한 방법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포스코에 ‘PT. Krakatau POSCO’를 포함한 4개 해외 계열사 지분을 1조1319억9700만 원에 매각하면서 유상증자에 참여할 재원도 충분하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분 59.7%를 가지고 있는 포스코폴딩스가 포스코에서 받은 현금을 모두 유상증자에 사용할 경우, 포스코퓨처엠의 전체 유상증자의 규모는 약 1조9000억 원이 될 전망이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포스코퓨처엠은 설비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왔지만, 이로 인해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고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재무적인 체력이 고갈됐다”며 “여기에 앞으로도 많은 투자가 계획돼 있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지만 자체적인 현금창출로는 감당이 어려워 외부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외부 차입에만 의존할 경우 금융비용이 급증하고 부채비율 상승 등으로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될 수 있기 때문에 대주주의 자본 투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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