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보합세로 출발했으나 이내 약세 전환…최근 주가 조정으로 투심 취약해진 영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지난밤 미국 뉴욕증시가 기업들의 잇따른 호재성 재료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특히 테슬라의 급등이 돋보였다. 테슬라는 도입 중인 슈퍼컴퓨터 ‘도조’의 가치가 부상하면서 주가가 10% 이상 폭등했다. 테슬라와 주가 흐름을 같이 했던 국내 2차전지주에도 어떤 영향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테슬라의 주가가 지난밤 급등하면서 국내 2차전지주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김상문 기자


11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10.09% 상승한 273.58달러로 장을 끝마쳤다.

테슬라의 상승 배경에는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목표주가 상향이 자리하고 있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250달러에서 400달러로 60% 상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바꿨다. 상향 조정 이유로는 슈퍼컴퓨터 ‘도조’를 꼽았다.

도조는 인공지능(AI) 기술과 고화질 영상 등 테슬라 전기차의 주행 데이터를 토대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슈퍼컴퓨터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도입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도조'가 테슬라의 평가 가치에 5000억달러(약 664조원)를 더할 수 있다”면서 “도조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도입을 가속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향후 자율주행(FSD)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도 있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의 주가 급등이 국내 2차전지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2차전지 및 자율주행 관련주들은 테슬라의 주가와 동조 흐름을 보여왔던 까닭이다. 

실제 12일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주들은 일제히 강보합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내 약세 전환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후 2시15분 기준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2.14% 내린 96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에코프로비엠은 3.10% 내린 28만1000원에 거래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18% 내린 50만2000원에, POSCO홀딩스는 2.46% 빠진 55만6000원을 기록 하는 등 등 이차전지 관련주의 상대적인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반기 급등세를 펼쳤던 2차전지주가 이제야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약화하고 있는 데다 자동차 제조사의 중국산 이차전지 채택 비중이 늘어나는 점도 투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주가에 연동되는 경향이 짙었던 국내 2차전지주들의 경우, 최근 연이은 주가 조정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해졌다”면서 “이들 업종은 테슬라발 호재와 추가 주가 조정 우려가 맞물리면서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주가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호흡에서의 접근이거나 선별적인 종목 선택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전기차 판매의 성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나 중국산 2차전지 채택 비중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 업체의 단기 실적에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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